증권 증권일반

연초부터 수요예측 순조… IPO 시장 불씨 살릴까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4 19:00

수정 2023.01.24 19:00

한주라이트메탈·스튜디오미르
희망가 상단 찍고 수요예측 흥행
하반기 대어급 상장 부활 기대감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 '여전'
새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첫 테이프를 끊은 한주라이트메탈과 스튜디오미르가 수요예측 등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업들이 증시에 새로 입성할 것으로 예상, 침체된 IPO 시장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다. 공모 규모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겠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오히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11번가, 케이뱅크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IPO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리스크 요인도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는 총 75곳이 신규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상장기업 수(70곳)는 전년 대비 21% 축소됐으나 올해는 7%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규모는 6조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공모 규모(16조1000억원)에 비하면 반토막 아래로 쪼그라든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지난해 공모 규모(3조4000억원)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반등하는 셈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올해 예비 상장사 가운데 소비주들이 눈에 띈다. '이커머스 상장 1호' 오아시스가 다음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CJ올리브영, SSG닷컴, 이루다마케팅, 안다르, 에이피알, 식신, 세븐브로이 등의 상장이 기대된다. 나라셀라, 마녀공장 등은 상장심사 청구서를 준비하고 있다.

LG CNS와 SK에코플랜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도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대어들이다. 카카오엔터, 야나두, KT스튜디오지니, 라인게임즈, 시프트업 등 자체 콘텐츠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증시 부진으로 미뤘던 상장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현재 수요예측 진행 추이를 보면 1월 7곳, 2월 5곳이 발표를 하거나 발표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간 1~2월 평균 각 7곳, 6곳이 수요예측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견조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구서 접수 이상의 단계에 있는 50개 예비 상장사가 지난해에서 올해로 넘어왔다. 2019~2020년 22곳, 2020~2021년 43곳, 2021~2022년 51곳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흐름이다.

연초 공모 결과도 긍정적이다. 새해 첫 IPO 주자로 나선 한주라이트메탈은 지난 4~5일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2700~3100원) 상단(3100원)으로 확정했다. 19일 첫 거래에서는 시초가(4115원) 대비 29.77% 오른 5340원에 거래됐고 20일에도 12% 넘게 올랐다.

스튜디오미르 역시 16~17일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상단(1만95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17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결국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 수익률이 향후 IPO 분위기를 이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규 상장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 IPO 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공모가가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하반기 이후 부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에너지솔루션 이외에) 눈에 띄는 대어급이 없었던 지난해 공모 규모는 일반기업군에서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심사 승인을 받은 케이뱅크는 상반기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기관 대상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지난 6일까지 제출하지 않아서다.
내달 22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골프존카운티 역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올해 상반기 IPO가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SK그룹 계열사인 11번가도 다음달 초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려 했지만 일정을 잠정 중단한 채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최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의 향방이 IPO 시장으로 직결돼 오히려 지금 전망치는 전혀 의미 없는 큰 장세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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