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지구 종말 시계' 자정까지 90초, 우크라 사태로 10초 줄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5 10:24

수정 2023.01.25 10:24

美 핵과학자회보(BAS)의 지구 종말의 날 시계, 90초로 조정
우크라 사태로 지난해보다 10초 줄어...핵무기 사용 가능성 커져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공개된 '지구 종말의 날 시계'가 자정까지 90초 전을 가르키고 있다.로이터뉴스1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공개된 '지구 종말의 날 시계'가 자정까지 90초 전을 가르키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1947년부터 핵을 비롯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를 개념적으로 표현해 온 '지구 종말의 날 시계'가 종말을 뜻하는 자정에서 90초 전에 멈췄다. 과학자들은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지난해보다 10초 더 줄이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됐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의 핵과학자 단체 핵과학자회보(BAS)는 24일(현지시간) 연례 발표에서 시간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BAS의 레이철 브론슨 회장은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은 전세계에 사건, 의도, 오판에 의한 긴장 고조가 얼마나 끔찍한 위험인지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제를 벗어난 이 같은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BAS는 우크라 사태로 인해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도 커졌다고 주장했다. 브론슨은 "우크라 생화학 무기 공장에 대한 정보 부재는 러시아가 이 같은 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인다"고 말했다.

전쟁에 따른 부수적인 피해도 문제다. 석학들은 우크라 사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천연가스보다 저렴한 석탄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소속인 시반 카르타 BAS 이사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상승했다"며 "탄소 배출 증가로 기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1945년 창설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947년 이래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해 왔다.

1947년 자정 7분전으로 시작한 시계는 미국과 옛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는 종말 2분전까지 임박했다가 미소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 17분전으로 가장 늦춰진 바 있다.
시계는 2019년에 자정 2분전에 가까워졌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정 전 100초 전에 머물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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