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믿었던 반도체가...' 韓 성장률 1%대 초반으로 끌어내릴 것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5 10:33

수정 2023.01.25 10:35

반도체 수출 10% 둔화되면
한국경제 성장률 1%대 초반으로 내려가
노무라증권, 올해 韓 -0.6% 전망
정부, 업계 초비상...수출, 투자 동반 위축 우려
"투자세액 공제율 확대 조속한 처리 필요"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로이터 뉴스1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로이터 뉴스1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둔화폭이 커질 경우,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조정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반도체 경기 하락 등을 지목하며 당초 1.7%(지난해 11월 전망치)로 봤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노무라증권은 심지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0.6%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정부도 연일 초비상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 경기가 최악의 상태로 가고 있다"며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믿었던 반도체의 배신..."성장률 끌어내릴 것"
2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64%p, 20% 감소시에는 1.27%p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의는 약 10% 감소를 전제로 올해 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산업연구원도 이와 비슷한 -9.9%를,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0.5% 반도체 수출 감소를 전망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과거 IT 버블 붕괴(2001년), 1·2차 치킨게임(2008·2011년) 등의 시기에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40% 이상 급락했다"며 "그동안 반도체 산업은 국내 경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2010∼2022년) 3.0% 중 0.6%포인트를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올해는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배석한 가운데 반도체 등 세제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IT 기기와 기업용 서버 수요 둔화, 공급 과잉 등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있으며, 미국의 중국 견제와 자국 공급망 강화 조치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다. 수요 부진 충격파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반도체에도 본격 확산되는 양상이다.

"투자 세액 공제 조속히 통과해야"
반도체 산업은 하강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지난해 3·4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기 침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계측한 바를 보면 과거 반도체 산업의 경기 사이클 주기는 평균적으로 경기 상승은 약 3년(38.7개월), 하강은 약 1년(12.1개월)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략 10% 안팎의 반도체 수출 감소를 예상하며, 투자 위축을 막기 위해 세제 등 조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일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뉴스1
지난 6일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뉴스1

현재 국회엔 반도체 산업의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상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상의는 반도체 설비투자액이 2022년 5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정책의 적시성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법인세 유효세율이 25.2%인 반면, TSMC 10.0%, 인텔 8.5%를 언급하며, "반도체 시설과 연구개발(R&D)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위해 2월 중에는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액(6839억 달러)가운데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달러다.
전체 산업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9%에서 지난해 18.9%로 증가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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