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소변으로 전립선암·췌장암 99% 진단 성공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5 15:28

수정 2023.01.25 16:40

재료연구원, 현장형 신속 암 진단 센서 개발
서울삼성병원 환자 소변 샘플 2223개로 실험
소변 묻은 센서에 빛만 비추면 바로 구분해내
한국재료연구원(KIMS)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팀이 소변으로 전립선암과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스트립형 소변 센서를 개발했다. 재료연구원 제공
한국재료연구원(KIMS)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팀이 소변으로 전립선암과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스트립형 소변 센서를 개발했다. 재료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재료연구원(KIMS) 나노표면재료연구본부 정호상 박사팀이 소변으로 전립선암과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스트립형 소변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인공지능 기반 분석법을 적용해 정상인과 전립선암, 췌장암 환자를 99%까지 구분해 냈다.

정호상 박사는 25일 "이 기술은 검사가 필요한 시점에 소변을 소량(10uL) 담은 후 빛을 쬐는 것만으로 별도의 분석 과정 없이 전립선암과 췌장암을 검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검사기기는 스트립형으로 만들어 현장에서 즉시 고감도로 암을 진단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암 환자와 정상인 소변 내에 존재하는 물질 구성성분의 차이에 주목했다. 체내 암세포가 증식하게 되면 비정상적인 물질대사로 인해 정상인과 다른 물질을 소변으로 분비한다. 이를 기존의 기술로 구분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큰 장비가 필요해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다공성 종이 위에 산호초 모양의 플라즈모닉 나노소재를 형성해 소변 속 물질 성분의 광신호를 10억 배 이상 증폭하는 표면증강라만산란 센서를 개발했다. 센서에 소변을 묻혀 빛을 쬐면 암 물질 신호가 센서 표면에서 증폭돼 암을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이 센서를 삼성서울병원의 환자 소변 샘플 2223개를 이용해 실험했다. 연구진은 획득한 분광 신호를 인공지능 기반 분석법을 적용해 정상인과 전립선암, 췌장암 환자를 99%까지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소변을 이용한 새로운 암 진단법, 현장형 신속 암 환자 스크리닝, 암 환자 치료 후 재발 모니터링 기술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트립 형 센서의 생산가격이 개당 100원 이하이기 때문에 대량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은 전립선암, 췌장암을 시작으로, 대장암, 폐암 환자의 소변을 분석해 진단 가능한 암의 종류를 점차 늘려가는 중이다.


한편, 정호상 박사팀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노준석 교수, 경희대 의과대학 최삼진 교수와 함께 개발한 기술을 바이오센서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es and Bioelectronic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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