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공공요금 폭탄에 시름 깊은 서민층 달랠 대책 필요

전기·가스·버스비 줄인상
물가 자극에 취약층 고통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 가스계량기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와 LNG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가구당 난방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택가 가스계량기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와 LNG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가구당 난방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치솟는 공공요금에 서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년간 억눌렸던 전기·가스료가 한꺼번에 오른 탓이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팍팍한 살림살이에 필수 공공요금까지 급등하고 있으니 곳곳에서 곡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방치했다간 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정부가 세심한 정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많은 이들의 호소처럼 인상폭이 폭탄 수준이다. 이렇게 된 데는 무엇보다 원가상승에 일차적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난방비를 구성하는 도시가스 요금은 LNG 수입가격에 연동해 움직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제 LNG 가격은 1년 새 40% 뛰었다. 난방비가 급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건 맞다. 여기에 전기료, 지하철과 버스비, 택시요금 인상은 이제 시작이다. 취약층엔 더 고통스러운 시간이 남아있는 것이다.

동시다발적 가파른 인상은 외부요인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청구서를 제때 처리하지 못한 당국 책임이 상당하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단계적으로 요금을 올려야 했는데도 포퓰리즘에 눈이 멀어 계속 미뤘다. 여기에다 원가 경쟁력이 있는 원전은 씨를 말렸다. 알짜 공기업이던 한전은 지난해 31조원 적자를 냈다. 그 대가를 지금 최악의 경기에서 고스란히 서민들이 치르고 있는 셈이다. 윤석열 정부가 두고두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버스요금, 택시요금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4월부터 지하철·버스 요금을 많게는 4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300원 인상안에서 100원을 더 올렸다. 400원 인상이 확정되면 30% 넘는 인상률이다. 버스요금을 올리는 것은 8년 만이다. 택시요금은 다음 달부터 인상된다. 3800원인 기본요금이 4800원으로 뛴다. 이뿐 아니라 거리당 요금, 시간당 요금, 할증 요금까지 모두 오른다. 택시요금은 신산업을 틀어막은 영향도 크다. 사전에 정교한 대응책을 강구했다면 급격한 인상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요금이 일제히 오르면서 가뜩이나 잡히지 않는 물가가 더 자극받을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정부는 물가가 차츰 안정세를 찾아 하반기 3%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으나 지나친 낙관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물가가 오르면 금리는 오르고 소득은 줄면서 취약층에겐 또 고통이다. 요금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체질 개선이 그래서 시급하다.

무엇보다 적자투성이 에너지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이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에너지 다소비 구조 개선은 이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기름 한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지금 같은 에너지 소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부는 이를 감안해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그래야 취약층 시름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