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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맞은 경제, 올초 또 역성장?…꺾인 소비·중국 경기 '관건'

뉴스1

입력 2023.01.26 12:07

수정 2023.01.26 12:07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왼쪽 두번째)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규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장, 황 국장,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상협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2023.1.26/뉴스1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왼쪽 두번째)이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규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장, 황 국장,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 이상협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2023.1.26/뉴스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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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6/뉴스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6/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4% 성장한 한국 경제가 올초에도 역성장을 맞지 않으려면 민간소비와 중국 경기의 회복 여부가 관건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고금리·고물가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하며, 글로벌 침체 분위기 속 주요국 경기가 개선될 수 있을지도 여전히 안갯속인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속보치)였다. 수출 부진에 민간소비 약세까지 겹치면서 2년 반 만에 역성장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우리 경제는 주요국과 IT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 감소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성장을 견인한 민간 소비가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4분기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의 약세 전환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민간소비는 수출이 부진했던 지난해 2~3분기 경제 성장을 지탱해 온 기둥 격이었다. 하지만 지난 4분기 가전제품·의류 등 재화와 숙박음식·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줄면서 -0.4% 감소로 돌아섰다.

이런 민간소비 감소는 지난해 2~3분기 거리두기 해제로 반등했던 소비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또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거래 위축에 이사에 연관된 가전 등 내구재 수요가 줄었으며 12월 따뜻한 날씨로 인해 의류 소비도 감소했다.

수출은 연말로 갈수록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4분기 수출은 반도체·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감소 폭이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2분기(-14.5%)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컸다.

그나마 정부소비가 3.2% 증가해 4분기 성장을 떠받쳤지만, 이는 경기와 무관한 독감 유행과 예산 집행 이연 때문이었다.

4분기 주체별 GDP 성장 기여도를 봐도, 민간이 -1.1%p로 성장률을 대폭 내린 반면 정부는 0.8%p로 성장을 끌어올렸다.

수출과 소비 동반 한파를 마주한 민간 경제를 정부가 재정지출을 통해 겨우 방어해 낸 셈이다.

이에 지난해 연간 GDP 성장률은 전망치를 달성한 2.6%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경기 흐름은 아직 안갯속이다.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경기 향방이 중요하다. 최근 수출 부진은 반도체 과잉공급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족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한 이후 얼마나 빠르게 경기를 회복하느냐가 수출로 직결될 전망이다.

대내적으로는 민간소비의 흐름이 관건인데, 연말 부진 이후 최근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이 이달 음식점, 오락문화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소폭 개선됐다.

이에 황 국장은 "수출은 부진한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대비 현재까지 개인 카드 사용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연말 조정을 받았던 대면 서비스가 다시 꿈틀대면서 연초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다.

걸림돌은 물가와 금리다. 난방비 등 공공요금을 중심으로 고물가가 이어지고 높은 금리로 인해 가계의 이자 부담이 누적된다면 소비는 제약될 수 있다.

종합했을 때 우리 경제는 올해 불확실하고도 어려운 길을 지나게 됐다.

지난달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1.6%로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작년 11월에 예상한 1.7%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이달 전망을 수정했다.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2% 선을 하회한 적은 대규모 경제 위기가 있었던 2020년(-0.7%), 2009년(0.8%), 1998년(-5.1%),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정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상반기는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하고, 하반기는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인해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 효과와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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