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유학시절 만든 '대마 카르텔'…부유층·연예계 17명 재판에(종합)

신준호 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거물을 설명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신준호 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거물을 설명하고 있다. 2023.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신준호 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거물을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2023.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신준호 중앙지검 강력범죄 수사부장이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재벌가 3세, 연예인 등이 가담한 대마사범 집중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증거물을 설명하고 있다. (공동취재)2023.1.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중앙지검 제공.


(서울=뉴스1) 박승주 박주평 최현만 기자 = 재벌가 3세와 연예기획사 대표, 가수 등 17명이 대마를 유통하거나 흡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대부분은 유학 시절 대마를 접하고 귀국 후에도 대마를 끊지 못한 경우로 자기들만의 '카르텔'을 만들어 대마를 사고팔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남양유업·범효성家 3세, 연예인 등 무더기 기소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대마사범 20명을 입건해 17명을 기소(구속 10명·불구속 7명)하고 해외로 도주한 3명을 지명수배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재미교포에게 공급받은 대마를 유통한 재벌가 3세 등을 4개월간 직접수사해 재벌·중견기업 2~3세, 전직 고위공직자 자녀, 사업가, 유학생, 연예계 종사자 등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해 11월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모씨(40), 효성그룹 창업주 손자 조모씨(39), 미국 국적 가수 안모씨(40), 전직 금융지주사 회장 사위 등 9명을 먼저 재판에 넘긴 뒤 추가 수사를 진행했다. 남양유업 창업주 손자 홍씨는 기소 이후 범행이 추가로 확인됐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전직 경찰청장 아들 김모씨와 김씨로부터 대마를 매수한 2명은 자수서를 제출했고 이들은 불구속기소됐다.

안씨가 속한 연예기획사 대표 최모씨, 범효성가 3세 조씨에게 대마를 건넨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모씨(39), 미국 국적 회사원 A씨, A씨에게 대마를 매도한 ㈜대창 회장 아들 이모씨(36)도 재판에 넘겨졌다.

고려제강 창업주 손자 홍씨에게 대마를 매도한 한일합섬 창업주 손자 김모씨(43) 등 3명은 국외로 출국해 검찰은 기소를 중지하고 지명수배했다.

◇직접수사로 대마사범 적발…'태교여행' 중에도 범행

마약류 유통 범행은 검찰 수사 개시 범위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지난해 9월 관련 규정 개정으로 대마 유통·재배도 직접수사 개시가 가능해졌다.

경찰은 B씨(39)의 성범죄 사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B씨가 자택에서 대마를 재배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송치사건을 보완수사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수사단서를 토대로 직접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경찰이 대마텐트를 발견하고도 그대로 방치했는데, 직접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하는 등 수사가 미진한 부분을 바로잡았다"며 "마약수사에서 검찰이 직접수사를 진행해야 충실하고 빈틈없는 수사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실증한 사례"라고 자평했다.

이번에 검거된 이들은 대부분 해외 유학 과정에서 서로를 알게 됐고 유학 시절 대마를 접한 뒤 귀국 후에도 수년간 계속 대마를 피워온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마약 사건에서는 특정 장소에 물품을 미리 놓고 가는 일명 '던지기 수법'이 자주 쓰이지만, 이들은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해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불특정 다수 대상으로 한 익명 범죄가 아닌 자기들만의 카르텔, 네트워크 안에서 일어난 범죄"라고 설명했다.

특히 3인조 그룹 소속 40대 가수(미국 국적)는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집안에서 대마를 재배한 뒤 흡연해왔고 ㈜대창 회장 아들 이씨는 임신 중인 아내와 해외 '태교여행' 중 대마를 흡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형제가 함께 직업적으로 대마를 판매하다 검거되는 등 마약류 범죄 죄의식이 희박해진 실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필로폰만큼 위험한 대마"…한동훈·이원석, 마약 척결 의지

검찰은 대마가 중독성이 더 강한 다른 마약류로 진입하는 '관문 마약'이자 필로폰 못지않게 중독성과 의존성이 심각한 마약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마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다시 붙잡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대마사범은 과거와 달리 액상형태 카트리지로 전자담배를 연결해서 흡연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액상형태는 기존 대마류보다 약 10배 높은 중독성과 환각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대마사범은 필로폰 투약과 같은 향정(향정신성의약품)사범보다 숫자는 적지만 2018년 1533명, 2019년 2629명, 2020년 3212명, 2021년 3777명 등 해마다 느는 추세를 보인다.

2021년 대마사범 재범률은 37.8%로 마약사범(14.7%)보다 높고 향정신성의약품 사범(39.8%)과 비슷하다. 다만 2018년 36.1%, 2019년 32.4% 2020년 32.2% 등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가 2021년 들어 다시 높아졌다.

검찰은 앞으로도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 기관장들의 마약 척결 의지가 큰 만큼 대마를 비롯한 모든 마약사범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국내 유입과 유통 차단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에 마약범죄 엄정 대응을 지시하면서 "범죄와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임계점을 넘어선 마약범죄의 확산세에 제동을 걸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마약류와 중독성 약물 유통사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