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빅테크 '독과점'에 칼 빼든 공정위…규율 체계 마련하고 M&A 심사 강화한다

1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황기선 기자
1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애플·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점력 남용에 대해 규율 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칼을 빼 들었다. 최근 가수 이승기씨와 전 소속사 간 '노예계약' 논란을 계기로 연예계 불공정 계약 강요 행위에 대한 집중 점검에도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혁신 경쟁이 촉진되는 시장 환경 조성'을 목표로 이같은 방안을 보고했다.

먼저 공정위는 디지털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반도체와 앱마켓 등 디지털 기반 산업과 모빌리티·오픈마켓 등 핵심 플랫폼 분야에서 독점력 남용 행위를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반도체 분야에선 장기 공급 계약 강제행위를 시정하고 경쟁 제한 요인 실태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앱마켓 분야에선 경쟁 앱마켓 출시를 방해하는 개발사의 행위를 점검하고, 3D프린터 시장과 관련해선 대리점에게 경쟁사와의 거래를 중단하도록 강제하는 본사의 행위에 대해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공정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와 관련한 효과적 규율 체계를 마련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이달부터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법제 개선 필요성 검토에 나설 계획이다.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 문제와 관련 해외 경쟁당국 등과 공동 대응하고, 유럽연합(EU)이 오는 5월 디지털시장법을 시행하면 나타날 수 있는 국내 시장 차별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혁신을 가로막는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면밀히 심사하기로 했다. 특히 지배력 확장 우려가 큰 빅테크 기업 M&A에 대한 면밀한 심사를 위해 심사기준 개선 및 신고 기준 보완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업무 추진 계획에서 담합 등 시장 반칙 행위 근절 방안도 내놨다.

국민부담으로 직결되는 에너지·가정용품·통신장비 등 '민생 분야',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산업용 부품·소재·장비 등 '중간재 분야', '서비스 혁신 플랫폼 분야'를 3대 주요 감시 대상으로 선정하고 담합에 대해 중점 조사해 나가기로 했다.

공공부문 입찰 담합을 방지하기 위해 발주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의 담합 관여 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공정위가 입찰자료의 제출 및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민 생활에서 비중이 커진 분야인 콘텐츠, 여가·건강 업종 등을 중심으로 불공정 거래행위 집중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도 밝혔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연예기획사와 연예인간 불공정 계약 강요 행위를 집중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 가수 이승기씨가 전(前) 소속사인 후크엔터테인먼트 간 '노예계약' 논란이 계기가 됐다.

온라인스트리밍 플랫폼(OTT) 등에 대한 실태 조사도 벌여 거래구조와 불공정 관행을 전반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여가 및 건강 부분에 대해선 제약·의료기기 업체의 불법 리베이트 제공 행위, 레저용품 업체의 병행수입 방해, 숙박앱의 불공정 거래조건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기업 규제 완화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독과점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국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분야인 자동차 수리부품 시장, 휴대폰 유통시장 등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테면 완성차 업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을 중심으로 독과점 기조가 형성된 자동차 수리 부품시장에 대해선 독립·중소 부품사들의 인증 대체 부품 활성화를 추진하고, 휴대폰 유통시장에 대해선 대리점과 판매점의 추가 지원금 상한을 현재 15%에서 확대하는 방안 등이다.

또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중소벤처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존 비(非)금융 지주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에 '창업기획자'(엑셀러레이터)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날(25일) 진행한 사전브리핑에서 "현재 일반 지주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CVC에는 창업투자사나 신기술사업금융업자 등이 있는데, 창업기획자도 CVC에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원활한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해 M&A 심사 제도도 개선한다고도 밝혔다. 경쟁제한성이 적은 M&A에 대해선 신고 면제를 확대하고, 경쟁제한성이 우려되는 M&A의 경우 기업이 자율적 시정 방안을 제출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