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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억 횡령 혐의' 암호화폐거래소 대표 2심도 무죄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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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고객예탁금과 비트코인 470억원 상당을 빼돌린 뒤 개인적으로 사용해 기소된 업체 대표가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횡령 혐의에서 무죄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서승렬)는 26일 암호화폐거래소 E사 대표 이모씨(56)의 항소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에 무죄를, 배임 혐의에 공소 기각을 각각 선고했다.

이씨는 2016년 1월부터 2018년 9월까지 E사에서 고객예탁금 329억여원을 무단 인출해 자신의 암호화폐 투자금과 친인척 생활비, 유흥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횡령)로 기소됐다.

2017년 9월부터 1년간 E사 고객사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비트코인 2200여개를 자신이 관리하는 전자지갑으로 반출해 암호화폐 투자에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고객들이 비트코인 지급을 요청하면 '돌려막기' 식으로 충당하는 등 E사가 고객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한 혐의(배임)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329억여원의 횡령에 대해 예탁금을 편취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피해자나 구체적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141억원 상당의 배임 혐의에는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공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검찰은 이씨가 회원들로부터 예탁금의 소유권이 E사로 귀속돼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회원들은 암호화폐 매수라는 명백한 목적으로 E사에 돈을 위탁했고 위탁한 돈의 소유권은 목적과 용도에 맞게 사용될 때까지는 회원들에게 유보돼있다"면서 "돈을 용도와 달리 회사 자체 이익을 위해 써도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설령 회원 모집 과정에서 이씨의 기망 행위가 있었더라도 소유권이 E사로 이전되는 건 아니라고도 했다.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공소사실 기재만으로 피고인이 기재된 범죄행위 전부를 했다는 건지, 어느 하나만을 했다는 건지 특정되지 않는 이상 불법영득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의 공소 기각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법리적 이유로 무죄,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지만 많은 피해자가 있었고 회복되지 않은 부분들이 여전히 강력한 무게로 다가오는 사건"이라면서 "이씨의 사기범죄 사실로 여러 사건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아는데 재판부는 법리에 따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날 횡령·배임 혐의와 별개로 근로기준법과 퇴직급여보장법 위반 등 혐의에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