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8살이 뭘 알겠냐"…딸 승려되자 부모에 대한 비판 쇄도

뉴시스

입력 2023.01.26 15:59

수정 2023.01.26 15:59

기사내용 요약
인도 760억 상속인, 승려 되고자 금욕 선택
인도 내에서 논란 불러일으켜
"가족이 아동 권리 침해하는 것" 주장 나오기도
힌두교·불교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골머리 앓아

[서울=뉴시스] 760억 재산을 포기하고 승려가 된 8살 상속자를 두고 어린 딸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둔 부모를 일각에서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미러가 보도했다. <출처 : Devanshi Diksha Danam 인스타그램 캡처> 2023.01.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760억 재산을 포기하고 승려가 된 8살 상속자를 두고 어린 딸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둔 부모를 일각에서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미러가 보도했다. <출처 : devanshi diksha danam 인스타그램 캡처> 2023.01.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현수 인턴 기자 = 760억 재산을 포기하고 승려가 된 8살 상속자를 두고 어린 딸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내버려 둔 부모를 일각에서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미러가 보도했다.

데반시 상비는 그녀의 다이아몬드 재벌 가족이 주최한 호화로운 의식을 거쳐 인도의 전통 자이나교 승려가 됐다. 수만 명이 의식에 참석한 가운데 상비는 고위 승려들 앞에서 금욕 서약을 했다.

다이아몬드 상인이자 가족의 지인인 커티 샤는 "소녀는 더 이상 집에서 지낼 수 없고 그녀의 부모는 더 이상 그녀의 부모가 아니다"며 "자이나교 승려의 삶은 정말 엄격하다.
소녀는 이제 어디를 가든 걸어 다녀야 하며 어떤 교통수단도 절대 이용할 수 없다. 그녀는 바닥의 하얀 시트 위에서 잠을 잘 것이고 해가 진 후에는 음식을 먹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금욕적인 생활에 전념하기로 한 상비의 결정은 인도 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사람들은 상비의 부모가 소녀가 더 많은 정보를 얻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의식에 초대받았지만 껄끄럽게 느껴져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힌 '샤'라는 남성은 BBC에 "어떤 종교도 아이들이 수도승이 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그는 "상비는 어린아이인데 무엇을 알겠는가"라며 "아이들은 16살이 될 때까지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아이가 너무나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일부는 소셜 미디어에서 가족이 상비의 아동 권리를 침해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정부 측은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동 보호 컨설턴트 닐리마 메타 교수는 "법적으로 18세가 독립적인 결정을 내리는 나이다. 그때까지 아이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부모와 같은 어른들인데 이들은 자신의 선택이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 결정이 아이의 교육과 취미 생활을 뺏는다면 이것은 아이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자이나교 철학 교수 비핀 도시 박사는 "영적 세계에서는 법적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상비는 나중에 원한다면 언제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메타 교수는 그때가 되면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힌두교와 불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메타 교수는 자이나교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어린이들은 모든 종교 아래서 고통받고 있지만, 종교에 도전하는 것은 신성 모독으로 여겨진다"며 가족들은 아이가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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