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분양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일반분양 계약률이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건설 등 시공단과 재건축조합은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계약 현황 자료라며 계약률 추정글이 올라오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림픽파크 포레온 홈페이지에 공지된 예비순번을 역산해 계약률이 67.53%라는 분석을 내놨지만,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계약률은 48.4%라는 추정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공단의 한 관계자는 27일 “시중에 떠도는 계약률은 근거 없다”며 “무순위 청약이 종료되는 3월까지 계약률을 공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률을 밝혀봤자 향후 분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비규제지역 민간 아파트의 계약률과 잔여 가구 수 등 공개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건설사가 판단했을 때 계약률을 알려봤자 향후 예비당첨자, 무순위 추첨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 계약률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부 계약 대기자들은 ‘깜깜이 계약률’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덜컥 계약을 했다가 입주 전까지 미분양 물량이 대거 남아있다면 자산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미분양 해소를 위해 잔여물량에 대해 할인분양에 들어가도 기존 계약자들이 감액된 분양가만큼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도 없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계약률 공개는 의무사항이 아니다”며 “계약률이 저조해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하고, 향후 예정된 분양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꺼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자의 알 권리 보장과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단지별 계약률 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계약률을 공개하면 예비당첨자나 주택 수요자 등이 현재 분양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계약률 공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지별로 정확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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