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한국인삼공사 인적분할 상장은 주주가치 훼손
[파이낸셜뉴스] 행동주의펀드인 안다운용이 전일 발표한 KT&G의 미래전략 발표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앞서 KT&G는 지난 26일 2027년 핵심사업(NGP, 건기식, 궐련) 매출 약 8조원,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 50% 이상, 비궐련사업 매출 비중 60% 이상과 27년까지 3.9조원 규모의 CAPEX 투자를 골자로 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27일 안다자산운용은 “KT&G의 3.9조원 규모의 CAPEX투자 방안은 환영하지만,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라며 “특히 몇 가지 점에서는 KT&G경영진이 사실을 왜곡하여 주주들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우선 KT&G 경영진이 한국인삼공사(KGC)의 인적분할 상장은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인삼공사가 독립이 되면, KT&G와의 시너지가 없어지고,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한데 독립이 되면 자본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안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에도 독립된 자회사로 있는 KGC를 상장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일 뿐이기 때문에 KT&G와의 협력관계가 현재와 같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고 봤다. 상장 후에도 KT&G가 보유한 자사주로 인해서 최대주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다운용은 “금융투자업계에선 KGC는 지속적으로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한 회사이며, 이에 기업가치는 최소 2조 이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사모펀드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KGC가 자체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데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특히 KT&G 경영진은 그간 국내 인적 분할 사례에서 분할 후에 회사가치가 모두 줄어 들었다고 발표를 했다.
그러나 안다자산운용의 분석에 따르면, 실제 SK Telecom 이나 LG의 경우 분할 공시부터 분할기일 까지 주가가 급격히 오르는 추이를 보이다가 분할완료 후 분할비율로 인해 주가가 다소 떨어지기는 하지만 기존 분할 공시전보다는 높은 주가를 형성했다.
여기에 KT&G 경영진은 회사의 피어그룹(peer group)중에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소각하는 경우도없다며 자사주 소각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안다운용은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경우, 회계적으로 소각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하며, ROE가 증대된다”라면서 “하지만 국내에서 자사주 매입은 소각이 동반되지 않으면 ROE에 변동이 없어 주주가치 제고에 큰 영향이 없다”라고 부연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1월26일 발행주식 총수의 1% 정도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일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발표시점부터 약 4% 정도 상승했다.
박철홍 안다자산운용ESG투자본부 대표는 “KT&G경영진은 회사의 현재 주가가 2008년 수준인 것에 대해 아무런 유감의 표시도 하지 않은 채, 앙코 없는 찐빵처럼, 내용 없는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일반 주주들을 호도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최근 회사 주주명부를 확보하여 일반 주주들의 의사를 모으고 있는데, 이를 취합해 KT&G 경영진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다자산운용은 지난 17일 KT&G 경영진에게 금융위원회 위원 출신의 재무전문가와 글로벌 패션브랜드와 맥킨지 출신 여성 마케팅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로 제안했다. 또한 KGC의 독립적인 성장을 위하여, 글로벌 식음료 회사 출신의 임원진들을 비등기 임원으로 추천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