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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양대 차보험사, 특정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구형 일부모델 보험 가입 거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9 04:57

수정 2023.01.29 04:57

[파이낸셜뉴스]
미국 양대 자동차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이 특정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일부 구형 모델들이 도난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보험 신규가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CNN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19년 3월 22일 서울 현대자동차 본사. 로이터뉴스1
미국 양대 자동차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이 특정 지역에서 현대·기아차 일부 구형 모델들이 도난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보험 신규가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CNN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2019년 3월 22일 서울 현대자동차 본사. 로이터뉴스1

프로그레시브, 스테이트팜 등 미국 양대 자동차 보험사가 특정 지역에서 현대와 기아차의 일부 구형 모델에 대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CNN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두 보험사는 이들 일부 구형 모델이 도난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CNN은 콜로라도주 덴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 일부 도시에서 이들 차종의 보험 판매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CNN은 보험 판매가 중단된 모델들이 어떤 것인지는 보험사들이 공개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독립·비영리 기구인 고속도로손해데이터연구소(HLDI)가 지난해 9월 공개한 보험청구 자료에 따르면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현대와 기아차 일부 차종이 도난에 취약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HLDI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차 2015~2019년 모델 일부가 비슷한 연식의 다른 차들에 비해 도난 당할 가능성이 약 2배 높다.

현대와 기아차의 이들 차종이 비슷한 연식의 다른 차들에 대부분 적용돼 있는 자동도난방치기술 일부가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특히 이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자동차는 컴퓨터 반도체를 통해 작동하는 도난방지 장치인 전자 차량구동불능장치(이모빌라이저·Immobilizer)가 없다. 이모빌라이저는 그 차에 꼭 맞는 열쇠가 없으면 차를 멈추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HLDI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는 그동안 판매된 2015~2019년식 모델의 96%에 기본 장치로 장착돼 있다.

그러나 당시 현대와 기아차에는 26%만이 장착됐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켜는 버튼식 시동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에는 반드시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만 열쇠를 돌려 시동을 켜는 경우에는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다.

HLDI에 따르면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차들을 훔치는 것이 지난해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을 탔다. 자동차 도둑들이 자신의 차를 훔쳐 곡예 운전을 하는 동영상, 심지어 어떻게 훔치는지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같은 범죄가 처음 윤곽을 드러낸 위스컨신주에서는 현대·기아차 도난에 따른 보험신청이 금액 기준으로 2019년에 비해 30배 넘게 폭증하기도 했다.

스테이트팜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일부 주에서 현대와 기아차의 특정 모델 연식 신규 보험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이들 차종의 보험 가입 수준을 낮췄다"면서 "이들 차종의 도난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레시브도 현대차와 기아차 특정 모델 도난율이 지난해 다른 자동차들에 비해 3배, 일부 지역에서는 20배 가까이 폭증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레시브는 다만 기존 가입자들의 경우 보험 연장은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모든 기아차에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면서 이모빌라이저에 포함돼 있지 않은 자동차 보안 소프트웨어도 개발해 시험 중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현재 차주들에게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아울러 운전대가 일정 범위 이상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막대 형태의 핸들잠금장치를 일부 경찰서에 보급해 지역 현대차 차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현대차 딜러샵에서 무료로 보안키트를 달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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