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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공유 제한하는 넷플릭스, '이유있는 배짱'..토종 OTT 경쟁자 못돼

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9 16:06

수정 2023.01.30 13:31

작년 광고요금제 도입 이어
3월 계정공유제한정책 본격 도입 전망
"장기적으로 가입자 늘 것"
국내서 토종 OTT로 풍선효과도 제한적일듯
[필라델피아=AP/뉴시스]아이폰 화면에 띄워진 넷플릭스 로고. 2017.07.17. /사진=뉴시스
[필라델피아=AP/뉴시스]아이폰 화면에 띄워진 넷플릭스 로고. 2017.07.17. /사진=뉴시스

계정공유 유료화 시 예상 넷플릭스 요금제 테이블
구분 광고형 베이직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계정공유 과금 조건(예상)
월정액 요금 5500원 9500원 1만3500원 1만7000원 1인당 2~3달러(2470~3700원)/같은 주소지 아닌 제3자 최대 2명까지 허용
동시접속 가능 명수 1 1 2 4
기존 인당 요금 5500원 9500원 6750원(2인) 4250원(4인)
계정공유 과금 시 추가 요금(예상) X X 2470~3700원 4940~7400원
과금 시 총 요금(예상) 5500원 9500원 최대 1만7200원 최대 2만4400원
과금 시 인당 요금(예상) 5500원 9500원 8600원(2인) 6100원(4인)
[파이낸셜뉴스] 넷플릭스가 3월부터 계정공유 대상을 같은 주소지로 제한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국내 OTT 시장 구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정공유 제한에도 넷플릭스를 대체할 만한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티빙, 웨이브, 왓챠 등 토종 OTT로의 이탈같은 반사이익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넷플릭스, 3월 '가정공유제' 확대 유력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르면 오는 3월부터 계정공유를 같은 주소지로 제한하는 정책을 국내에서도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 후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올 1·4분기 계정 공유 유료화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남미 국가에서는 계정 공유를 제한하는 요금제를 시범 운영하기도 했다. 주소지가 다른 제3자와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 추가로 1인당 2~3달러를 지불하는 방식이었고, 공유 가능 인원 수는 최대 2명이었다.


넷플릭스는 현재 1억명 이상의 가입자가 가족, 친구 등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분석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 넷플릭스 가입자는 약 2억3000만명이다. 절반에 가까운 가입자가 제3자와 계정공유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토종 OTT 대표 주자인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토종 OTT 대표 주자인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2022년 국내 월평균 OTT앱 사용자 수
OTT 월평균사용자수
넷플릭스 1157만
쿠팡플레이 403만
티빙 378만
웨이브 339만
디즈니+ 192만
(와이즈앱)

분기별 글로벌 넷플릭스 구독자 수 추이
시기 구독자 수
2021년 1분기 2억764만명
2분기 2억918만명
3분기 2억1356만명
4분기 2억2184만명
2022년 1분기 2억2164만명
2분기 2억2067만명
3분기 2억2309만명
4분기(광고요금제 본격 도입) 2억3075만명
(스태티스타)
■'넷플 배짱'에도 가입자 이탈 '글쎄'
이번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유료화로 국내에서 넷플릭스 가입자 이탈 가속화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 광고요금제와는 다르게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는 것은 기존에 있던 혜택을 제한하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선 계정공유 중개 플랫폼이 있을 정도로 계정공유는 보편화돼 있는 추세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정책은 광고요금제보다 더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으로 넷플릭스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거나 다른 OTT로 분산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재 OTT 생태계에선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에 매우 의존적인 경향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혜택이 줄어도 탈퇴하기가 마냥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다른 OTT로 분산되려면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대체제가 없으면 '울며 겨자먹기'로 넷플릭스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OTT 업계는 우선 넷플릭스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광고요금제 때와 마찬가지로 자본 규모가 빅테크보다 열악한 토종 OTT가 실험적인 요금 정책을 당장 따라가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OTT들이 계정공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마케팅 쪽으로 활용했었는데, 이를 유료화하면 국민정서상 얼마나 수용할 수 있을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국내 OTT가 바로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는 만큼 국내 이용자 반응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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