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건물주, 국가대표, 사업가..'연쇄살인' 이기영 온갖 거짓말로 주변 현혹시켰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30 07:56

수정 2023.01.30 07:56

[서울=뉴시스] 2023.01.27.(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2023.01.27.(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집주인과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진 이기영(31)의 또 다른 거짓말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파주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이기영을 집중 조명하며 한 제보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제보자 A씨는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5시 30분께 경기도 파주의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 이기영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 이기영이 피로 범벅이 돼 겁에 질린 얼굴로 "5시간 동안 물고문과 쇠 파이프 폭행을 견디다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주장하며 "살려 달라"고 연신 외쳤다고 말했다. 얼마 뒤 A씨는 이기영에 대한 언론 보도를 통해 이기영이 그날 새벽 술김에 모르는 사람들과 다투다가 다친 상처를 고문의 흔적이라고 속인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기영은 지난해 12월 20일 택시 기사 B씨를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숨긴 혐의로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이기영은 음주 운전을 해 택시와의 접촉사고를 냈는데, 신고당할까 봐 두려워 B씨에게 합의금을 주겠다고 회유해 집으로 데려갔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집주인이자 동거녀였던 C씨도 지난해 8월 이기영에게 살해당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기영은 생활비 문제로 다투다 홧김에 집어던진 렌치에 동거녀가 맞아 사망했다고 진술했지만 이기영이 유기한 C씨의 시신은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 이기영은 이 두 건의 범행 이후 피해자들로부터 1억3000만원이 넘는 돈을 편취하고, 피해자의 휴대 전화로 피해자인 척 행세하기도 했다. 또 이기영은 '수많은 상가를 보유한 건물주',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 '성공한 사업가' 등 위조된 이력으로 주변인들을 현혹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기영은 부모로부터 외면당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이기영의 본 모습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이기영의 행동에 대해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자신의 말 한마디에 수많은 수사 기관이 움직이고 있다. '살인을 밝히는 건 오직 나만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함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기영은) 순간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높아 보인다"며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 다른 사람한테 보이는 모습들은 많은 노력으로 이뤄야 하는데 과정을 생략하고 혼자 거기에 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 결과 이기영에게서 사이코패스 성향이 관찰된 것으로 드러났다.
분석 결과 이기영의 폭력범죄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평가돼 검찰은 이기영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청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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