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31일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에 약속한 300억달러 투자와 관련해 "현 정부 임기 내에 모두 투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한-UAE 투자협력플랫폼'을 설치하고, 대·중소기업 제한을 두지 않고 참여 기회를 대폭 넓히기로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UAE 국부펀드) 투자 약정 기간은 5년 또는 10년으로 정한 영국과 프랑스 사례를 감안할 것"이라며 "투자 대상도 스타트업, 벤처기업부터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기업 규모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UAE 투자유치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UAE 300억달러 투자 후속 조치를 주문하면서 "혁신의 최전선에서 우리 기업들이 닳고 닳은 낡은 신발로 경기를 뛰게 할 수는 없다"며 관련 제도 및 규제의 전환을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UAE 투자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고위급 투자협력 대화'와 '실무 투자협력 채널' 두 단계 협의체로 구성된 '한-UAE 투자협력플랫폼'을 설치했다.
또 '투자협력플랫폼'을 후방 지원하는 'UAE 투자협력위원회'와 'UAE 투자협력네트워크' 기구를 각각 설치했다. 투자협력위는 추경호 부총리를 위원장으로 관계부처와 산업은행, 한국투자공사(KIC) 등 준정부기관과 공기업이 참여해 양국 투자 협력 관련 주요 사항을 결정한다.
최 수석은 "(투자협력위는) 사안에 따라 민간 전문가가 자문위원으로 회의에 참여한다"며 "개별 투자 관련 사안은 산업은행의 총괄 관리하에 공공투자기관, 민간투자자, 기업 등이 참여하는 투자협력 네트워크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분야, 대상, 방식, 기간 등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와 UAE 측의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UAE가 영국과 프랑스 등과 체결·실시하고 있는 기존의 투자협력 사례에 준해서 결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영국과 프랑스는 UAE와 신기술과 에너지를 공통 분야로 협력하고, 영국은 바이오·인프라, 프랑스는 반도체·우주 분야에서 추가 협력 중이다.
정부는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UAE 투자금 전액이 투자될 수 있도록 투자 분야와 대상을 넓혔다. 최 수석은 "투자 대상도 스타트업, 벤처부터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기업 규모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신기술, 에너지, 바이오, 신성장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와 규모의 기업들이 UAE와 협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했다.
투자 대상 기업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내 우수 벤처·중소기업의 정보를 UAE 측에 적극 공유, 해외 진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우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최 수석은 "(투자 기업 선정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저희가 각 기업들로부터 수요를 받아서 UAE 측에 제시하는 것"이라며 "대기업들은 기존에도 UAE와 많이 협력했지만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그쪽(UAE)에서 정보가 부족하지 않겠나. 양국 정부간 협력이 있기 전과 비교하면 그런 분야에 상대적으로 기회가 돌아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최 수석은 한-UAE 원전 협력에 대해서도 "UAE가 새로운 원전은 아직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서도 "이번 순방에 원전 관련 여러 기기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참여했고, 오늘 (점검)회의에도 참석해서 'UAE와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고 전했다.
또 최 수석은 "투자 방식도 영국·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직접 투자와 사모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병행 협의할 것"이라며 "투자 약정 기간은 5년 또는 10년으로 정한 영국과 프랑스 사례를 감안하되, 현 정부 임기 내에 모두 투자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2월 UAE 투자협력위원회·UAE 투자협력네트워크 1차 회의를 열고, 국내 투자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한-UAE 공동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한편 UAE 측과 체결한 48건의 양해각서(MOU) 후속 성과도 일부 공개됐다. 최 수석은 "이번 순방에서는 16건의 정부 간 MOU와 61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32건의 민간 분야 MOU가 체결됐다"며 "우리 기업 36개사를 포함해 총 141개의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최해 원전·신산업·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 1100만달러 계약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수석은 "순방 이후 2건의 추가적인 계약 성사가 있었다"며 "첫째로 삼성엔지니어링이 UAE 측과 가스전 육상설비 설계 용역 계약으로 2720만 달러를 수주했고, 클라우드 중소기업인 메인정보시스템이 지난 29일 8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채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과를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는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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