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때 기세등등했던 주도주들이 다시 주가를 회복하는데 최대 10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주도주를 저가 매수하기 보다는 다음 사이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970년대 초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50개의 대형주인 니프티피프티(Nifty Fifty)가 장세를 주도했다. 이들 종목에는 제록스, IBM, 필립모리스, 코카콜라, 제너럴일렉트릭, 맥도날드, 월트디즈니 등이 있었다. 니프티피프티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972년 41.9배에 달하는 등 과도한 고평가를 받았으나 1973년 제1차 오일쇼크를 기점으로 폭락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증시 하방 압력은 장기간 이어졌고, IBM의 PER 또한 1972년 35.5배에서 1974년 17.8배로, 같은 기간 제록스도 45.8배에서 26.3배로 급락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의 투자 사이클을 주도했던 이들 주가가 회복되는 데는 10여년이 소요됐다"고 평가했다.
2000년대 초 버블닷컴이 붕괴됐을 때도 주도주들이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데 10여년이 소요됐다. 닷컴버블에도 살아남은 대표 성장주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ASML, IBM 등이 있다. 이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닷컴버블 시기에 PER 90배를 기록하며 나스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으며, 20여년이 지나서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한 위대한 기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아마존도 닷컴버블이 끝나고 약 60%정도 하락한 주가를 회복하기까지 7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금의 성장주도 주가가 바로 회복되기 보다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아마존, 넷플릭스 등 상당수 IT·플랫폼 기업들이 50~60% 하락했기 때문에 성장주들의 거품이 많이 빠진 것 같지만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하락한 다음 다시 주가가 회복되기보다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처럼 상당 기간 박스권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니프티피프티와 닷컴버블의 역사적패턴을 고려할 때 한 번의 투자 사이클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던 테마가 경제와 산업 구조가 변화한 다음의 사이클에서도 증시를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사이클에서는 친환경 테마를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전력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친환경으로의 공정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소재, 부품주가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편 신재생에너지의 가변적인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가 필수적"이라며 "캘리포니아 주는 최근 ESS 보조금에 9억 달러를 편성했다. 2023~2024년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이 주거용 태양광과 스토리지이고, 다음은 상업용 건물 탈탄소화다. 정책 모멘텀과 함께 공급 차원에서 비용을 상승시켰던 원자재(리튬)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올해 ESS에 대한 긍정적인 업황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