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 경영진 연봉이 소폭 줄어든다. '재앙적인 수준'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에 따른 것이다.
인텔은 반면 직급이 낮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퇴직연금 기여금 등 복지 비용은 수억달러 줄이기로 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부터 중간 간부들에 이르기까지 인텔 경영진 연봉이 삭감된다.
겔싱어 CEO는 기본급이 25%, 약 31만2000달러(약 3억8400만원) 줄어든다.
겔싱어는 기본급이 125만달러이지만 스톱옵션을 포함한 연봉은 그가 CEO로 취임한 2021년 기준으로 1억7900만달러에 이른다. 기본급은 0.7%에도 못미친다.
인텔 주가는 그가 CEO로 취임한 그 해 2월 이후 반토막 났다.
다른 경영진 급여도 15% 줄어든다.
고위 간부, 중간 관리자들은 각각 급여가 10%, 5% 삭감된다.
인텔은 하위직 직원들의 급여에는 손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가장 크게 비용을 줄이는 것이 이들 일반 직원들에 대한 복지혜택이다.
인텔은 우선 직원들의 퇴직연금 회사측 기여비율을 5%에서 2.5%로 절반 감축하기로 했다. 수억달러 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지난해 직원들이 붓는 은퇴연금에 회사측 기여금으로 4억8900만달러를 썼다. 이를 올해에는 절반으로 줄인다는 뜻이다.
인텔은 또 직원들에게 주는 장려금, 분기 상여금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에서 심각한 실적 악화를 공개한 바 있다.
지난해 4·4분기 6억44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40% 줄어들 것으로 비관했다.
반면 최대 경쟁사인 AMD는 31일 장 마감 뒤 기대 이상의 매출·순익을 공개했다. 이번 분기 매출 둔화를 예상했지만 감소폭이 인텔보다 훨씬 적은 10%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은 한 때 전세계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장악하고,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서도 승승장구했지만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해 지금은 경쟁력이 크게 약화돼 있다.
CPU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에서 AMD에 고전하면서 시장을 AMD 등 경쟁사에 빼앗기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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