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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논란 딛고 '우리금융 차기 회장' 꿰찬 임종룡…'개혁의 아이콘' 될까

뉴스1

입력 2023.02.03 19:10

수정 2023.02.03 19:10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 2017.9.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 2017.9.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됐다. 내외부 인사의 각축전으로 이목을 모았던 우리금융 회장 선임절차가 결국 외부 정통 관료 출신의 승리로 종결된 셈이다.

임 후보자가 "외부인물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진 만큼, 조직을 쇄신하는 '개혁의 아이콘'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3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4일 본격 가동된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날 신현석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4명으로 압축된 2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2차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임종룡 후보자가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을 지내고 5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농협금융의 회장직도 2년간 수행하는 등 민관을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서 우리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내외 금융환경이 불안정한 시기에 금융시장뿐 아니라 거시경제와 경제정책 전반에 폭넓은 안목을 갖춘 임 후보자가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우리금융이 과감히 조직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직을 진단하고 주도적으로 쇄신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우리금융 회장 선임 과정은 금융권 안팎에서 이례적인 주목을 받았다. 펀드 사태로 인한 당국의 징계부터 손태승 현 회장의 거취 결정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금융당국 수장들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회장 인선 절차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냈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개혁'과 '쇄신'이 차기 회장 후보의 주요 덕목이 된 이유다.

금융권에선 임 후보가 혼란에 빠진 조직을 추스르고 개혁으로 이끌 적임자란 평가를 내놓는다.

임 후보자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경제 부처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무총리실장을, 박근혜 정부 시절엔 금융위원장을 지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며 금융지주사를 이끌었던 경험도 있다.

외부 출신으로서 내부 파벌 갈등에서 자유로운데다, 객관적 시각과 풍부한 경험으로 내부통제·지배구조 개선 과제에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우리금융그룹과의 인연도 깊다. 임 후보는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재직 당시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한일은행의 통합작업 실무를 지휘했다. 금융위원장 재직 중에는 우리은행 민영화를 이끈 공로로 우리은행 임직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임 중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주도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기여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완전민영화 이후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관치', '모피아'란 꼬리표는 임 후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금융 노조는 '관치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임 후보의 선임을 반대해왔다.
조직 개혁과 더불어 화합 역시 임 회장에게 놓인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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