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십여년간 우리는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집중 확대를 둘러싸고 심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하지만 전원의 3대 요소인 경제성, 환경성, 수용성을 모두 갖춘 발전원은 없다.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된다는 점이다. 냉방에 이어 난방 및 취사도 전력으로 전환되고 있고, 전기차 보급 확대로 수도권 전력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다.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도 수도권 지역에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전이냐, 재생에너지냐의 공방보다 더 중요한 것이 송전망 문제다.
전원의 분산 구성을 하더라도 송전망 사고나 부족은 또 다른 위험요소다. 분산투자를 하더라도 주식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시장위험은 피하기 어려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마코위츠의 관점에서 그 대응방안은 전력요금을 지역별로 차등하거나, 수도권에 위치할 발전설비에 추가수익을 제공하는 경제적 유인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수도권의 수요처 증설을 규제하거나 자가발전 의무를 부여하는 규제조치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지역 분산은 송전망 건설의 최소화는 물론 사고 시 전국 정전으로의 확산 위험을 줄이고, 각 지역에 적합한 수요 절약이나 분산형 전원과 같은 에너지 신산업도 촉진한다.
최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 정쟁으로 입법이 지연된 것과 달리 지금은 새 정부 들어 여야 간 협의로 진행되고 있어 바람직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당 간 합의에 따른 입법이 정책 갈등이나 위험을 줄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마코위츠 이론은 금융투자나 에너지 문제를 넘어 정치학적 통찰까지 시사하는 듯하다. 모쪼록 특별법이 여야 합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입법화되기를 기대한다.
조영탁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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