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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업계 1위' LG화학, 4조2교대 시범 운영...워라밸 높인다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8 14:10

수정 2023.02.08 14:16

LG화학 여수 공장. 뉴스1
LG화학 여수 공장. 뉴스1
[파이낸셜뉴스] LG화학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4조2교대 근무 방식을 시범 운영한다. 여수 공장 조합원들을 바탕으로 요구가 계속된 결과다. 아직 정확한 운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연내 도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4조2교대 근무 방식이 다른 석유화학업계에도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LG화학, 여수 공장 중심으로 4조2교대 파일럿 도입
8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LG화학은 여수 공장을 중심으로 기존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로 근무방식을 전환하는 파일럿 운영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도입 일정과 구체적 방식 등은 노사 간 합의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이르면 올해 안에 실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제도가 도입된 배경에는 공장 조합원들의 꾸준한 요구가 있었다. 실제로 여수를 비롯해 LG화학 케미칼 부문 공장 조합원들은 기존 4조3교대 대신 4조2교대 도입을 계속 요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4조2교대는 기존 4조3교대와 비교해 하루 근무시간이 총 12시간으로 4시간가량 더해진다. 하지만 총 근무 시간은 같으며 1년 중 휴일도 80일 정도 늘어난다. 구체적으로 보면 4조3교대는 근무 조를 4개로 나누고 3개 조는 8시간씩 근무, 1개 조는 휴무하는 방식이다. 4조2교대도 근무 조를 4개로 나누는 것은 똑같지만 2개 조는 주간과 야간에 각각 12시간씩 근무, 나머지 2개 조는 휴무하는 차이가 있다. 한 번에 근무하는 시간은 늘어나지만 휴일도 크게 증가해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최근에는 정유업계(에쓰오일)를 비롯해 철강업계(현대제철), 디스플레이업계(LG디스플레이) 등에서 속속 근무 방식을 4조2교대로 바꾸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해당 제도 도입이 다른 석화업계 전반에도 퍼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 이외에도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이 기존 4조3교대 근무 방식에서 4조2교대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도 검토...설문조사도
롯데케미칼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으면 내년 내 여수 공장을 중심으로 4조2교대의 파일럿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현재 해당 근무 방식을 도입할지 하지 않을지는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섣불리 시행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버스 시간, 식대, 휴가, 근로 시간, 연차, 휴가, 하계 휴가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협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여수 공장을 포함해 다른 지역 공장들의 4조2교대 전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솔루션도 최근 4조2교대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마쳤다. 대상은 여수 지역 공장 근무자 가운데 교대 근무자 430여명으로 52%의 찬성과 48%의 반대로 부결됐다. 한화솔루션은 우선 올해는 4조2교대 시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지만 주변 석유화학사들과 내년 조합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다시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근무 방식 전환 특징은 고연차보다 저연차에서 요구가 많았다는 점이다. 한 대형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저연차일수록 본인 시간을 활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4조2교대의 경우 밤 낮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으니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고연차에서는 12시간 연속 근무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화업계는 향후 4조2교대로의 전환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GS칼텍스, SK지오센트릭 등 현재 해당 근무 방식을 도입한 곳들이 여전히 해당 방식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미 도입한 회사 내부 구성원들의 요구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수 지역 석유화학업계 근로자는 "(4조2교대를) 무작정 시행할 수는 없지만 현재 다른 산업계에서도 적용되는 추세"라며 "(올해가 아니더라도) 전환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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