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클래식 음악을 둘러싼 사람과 사건들…'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 [신간]

뉴스1

입력 2023.02.09 10:40

수정 2023.02.09 10:40

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북피움 제공)
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북피움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악마와 거래를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원조는 파가니니가 아니다. 피아노는 처음에는 럭셔리한 가구였다. 서양 군대를 공포에 떨게 한 튀르키예 군대의 비장의 무기는 악기였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에 하프를 유행시켰다…."

이 책의 이야기 영역은 바이올린, 피아노, 팀파니, 류트, 플루트, 하프 등 6가지 클래식 악기를 주인공으로 삼아 유럽의 사회와 문화사까지 다채롭게 확장된다.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할 때 대개 중심에 놓이는 작품이나 인물 대신 배경에 묵묵히 서 있던 '악기'가 품고 있는 수많은 재미난 사연들을 맛깔나게 들려준다.



이 책에서 악기의 구조나 조율, 연주 방법 같은 사전적인 정보는 '사이드 메뉴'다. '메인 디시'는 악기를 통해 살피는 클래식이 유럽 사회에 미친 사회적, 문화적 영향, 즉 클래식 음악을 둘러싼 사람과 사건의 파노라마다. 악기 탄생과 개량의 비밀, 악기 연주자들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고충, 악기가 불러온 온갖 사건 사고와 역사 속에 숨어 있던 드라마틱한 에피소드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풀려나온다.

이를테면 '악마와 계약했다'고 일컬어지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는 19세기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 놀라운 재능을 결코 꽃피우지 못했을 것이다. 파가니니의 신들린 듯한 테크닉의 힘 있는 연주를 뒷받침해준 '개량된 바이올린 활'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삽입된 50여점의 아름다운 그림은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테이블을 둘러싸고 모여서 각자의 악기를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 베토벤의 피아노 연주를 진지하게 듣는 귀족 남성들의 모습, 군대의 전의를 북돋우기 위해 말 등에 매단 팀파니를 힘차게 둥둥 울리는 모습, 자기 몸집보다 커다란 하프를 낑낑거리며 연주하는 어린 소년의 모습 등을 보면 아름다운 음악 소리와 함께 유쾌하고 떠들썩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편안하게 악기를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이 손에 잡힐 듯 훨씬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인기 팟캐스트 '클래식빵'에서 '클래식 쫌 아는 옆집 언니'처럼 조곤조곤 클래식 음악의 이모저모를 옛이야기보다 구수하게 들려주는 '짱언니'로도 친숙한 '장금'이다.
음악을 사랑하고 삶을 풍요롭게 가꾸고 싶은 이들을 위한 색다른 클래식 길잡이다.

◇ 그림, 클래식 악기를 그리다/ 장금 글/ 북피움/ 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