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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챗봇 호재에 中기업 너도나도 "개발 중", 시장은 '글쎄'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9 11:31

수정 2023.02.09 12:16

- 알리바바·바이두·텐센트·징둥·왕이·싼류링·커다쉰페이 등 잇따라 연구·개발
- 주가 반응은 미미, 급등한 종목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관리·감독 서한 발송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알리바바 빌딩. 사진=정지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알리바바 빌딩.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인공지능(AI) 챗봇으로 주가가 뜨자,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챗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조만간 제공하거나 기술을 개발 중으로 발표하고 있다. 최소 6~7개 기업이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주가 반응은 챗GPT 초기 등장과 달리 덤덤하다. 급등 종목은 증권당국이 관리·감독에 나섰다.

■BAT부터 징둥, 왕이까지 잇따라 발표
9일 차이롄서와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설립한 알리다모연구원은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대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 테스트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캡처 일부로 볼 때 알리바바의 대화 로봇은 AI 대규모 모델 기술과 알리바바그룹에서 출시한 원격근무 지원 서비스 플랫폼 딩딩(딩톡)을 결합한 형태일 수 있다고 관찰자망은 분석했다.


관찰자망은 “딩딩 사용자가 오픈AI에서 개발한 챗GPT를 딩딩 로봇에 연결하려고 시도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떠돌고 있다”면서 “다만 알리가 자체 개발한 챗봇이 딩톡과 어떻게 연결될지는 미지수이며 제품명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기준(홍콩증시) 중국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인 텐센트도 내부 연구소에서 AIGC(AI 생성 콘텐츠) 보고서를 발간했고 업무 측도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텐센트는 아직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찰자망은 "텐센트는 AI 대형 모델, 기계 학습 알고리즘, 자연어처리(NLP)와 같은 일부 챗GPT 관련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텐센트 특성상 대외적인 발표는 확실한 것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AIGC 개념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3대 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외에도 징둥닷컴(JD닷컴), 왕이(넷이즈), 싼류링(360), 커다쉰페이(아이플라이텍) 등도 관련 연구개발 정보를 속속 공개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은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고객상담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음성인식 AI기업인 커다쉰페이는 지난해 12월 AIGC 모델 연구를 시작했고, 이 기술을 적용한 AI 학습기는 올해 5월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디지털 보안업체 싼류링은 챗GPT와 같은 데모 버전을 조만한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대형 온라인 게임·교육업체 왕이의 AI 기술팀은 교육 자회사인 유다오에서 챗GPT 동종 기술의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1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 바이두 월드 컨퍼런스에서 한 참석자가 지나치는 모습.사진=AP 뉴시스
2018년 11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 바이두 월드 컨퍼런스에서 한 참석자가 지나치는 모습.사진=AP 뉴시스

■주가 반응 '미미', 급등 종목은 당국이 '서한'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챗GPT에 환호하는 시장 분위기에 급하게 올라타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주가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동요하지 않는 상황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소식이 알려진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0.37% 하락한 주당 105.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 최대 AI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는 자체 개발 AI 챗봇인 ‘어니봇’ 3월 공개 발표 이후 지난 7일 나스닥 시장에서 12.18% 급등했다가, 하루 만에 4.92% 반납한 152.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텐센트는 홍콩증시에서 2거래일 연속 소폭 상승했으나 챗GPT 열풍에 올라탔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했다. 지난달 27일 주당 415.0홍콩달러와 비교하면 오히려 7.90% 줄어든 382.2홍콩달러에 머물렀다. 이날 오전에도 하락 중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왕이는 2일부터 4거래일 동안 하락했다가 8일 0.05% 힘겹게 올랐다. 커다쉰페이는 선전 증시에서 이틀 동안 11.5% 상승한 뒤 다시 같은 기간 동안 4.3% 내줬고, 이날도 2% 넘게 떨어지고 있다. 나스닥의 징둥은 전날 3.05% 내려갔다.

반면 호재가 즉각 반영된 업체들도 있다. 싼류링은 상하이 증시에서 3일부터 8일까지 4거래일 동안 22% 이상 뛰었다. 9일 오전엔 9.98%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필기·음성·OCR(광학식 문자판독기)·생체 등 인식기술업체 한왕과기, AI 데이터 리소스 서비스 제공 업체 하이텐루이성 테크, AI 기술 업체 윈총과기, 중국의 정보 액세스 기반 기업 추링정보는 지난주 각각 60% 이상 누적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단기적 급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 중국 증권매체는 사설을 통해 “신기술을 기뻐할만 하지만 투자자들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면서 “개념주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찰자망은 하이텐루이성 테크, 윈총과기, 한왕과기가 관련 사항으로 7일과 8일 상하이증권거래소로부터 증권 감독·관리 업무 서한을 받았다고 경고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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