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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움, 어디까지 괜찮죠?…AI로 번역상 수상 논란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9 17:10

수정 2023.02.09 17:10

인공지능(AI) /뉴시스
인공지능(AI)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번역기를 활용한 작품이 번역상을 수상해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최 측인 한국문학번역원은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냈으며, 국립국어원은 대규모 글쓰기 진단 체계를 운영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문화번역원 "제도 보완할 것"

10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번역 신인상의 경우, 신진번역가를 발굴한다는 취지에 맞게 규정을 'AI 등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은 자력의 번역'으로 명확히 하고 수상작은 관련 확인 절차를 밟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인 마쓰스에 유키코는 지난해 12월 열린 '2022년 한국문학번역상'에서 한국 웹툰을 일본어로 번역해 웹툰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해당 부문은 지원자들이 제시된 과제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해 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방식이었다.

마쓰스에는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 중인 웹툰 '미래의 골동품 가게'를 일본어로 번역하고 네이버의 AI 기반 한 번역기 '파파고'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역원은 마쓰스에가 번역기를 사용했지만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10년 전 이미 1년 간 한국어를 공부한 이력이 있는 한국어 사용자라고 설명했다.

또 번역 대상인 웹툰이 무속인을 다루는 만큼, 생소한 용어와 개념이 많이 사용돼 작품을 통독한 뒤 보다 정확한 번역을 위해 사전 대용으로만 파파고를 사용했고 논문 자료 등의 조사도 했다고 덧붙였다.

AI로 글 채점하고 첨삭하고…'K-로봇' 개발 계획

이처럼 향후 AI를 활용한 번역이 어디까지 인정될 지에 대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국립국어원은 올해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글쓰기 자동 채점과 첨삭이 가능한 도구 개발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자동으로 채점하고 첨삭하는 프로그램(E-rater, Grammarly)들이 개발돼 시험이나 개인의 글쓰기 향상에 활용돼 왔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글쓰기 자동 채점과 첨삭이 가능한 ‘K-로봇’(가칭) 개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공신력 있는 글쓰기 진단지표 개발 △자동 채점을 위한 글쓰기 자료 수집 △전문성을 갖춘 채점 인력 양성 △대규모 글쓰기 진단체계를 운영하는 사업이다.

글쓰기 진단체계가 운영될 경우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체계적인 글쓰기 교육과 신뢰도 높은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은 "국민의 쓰기 능력을 진단하고 교육하는 인공지능 ‘K-로봇’이 개발되면 국민의 논리적 사고력과 소통력 등 전반적인 국어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글쓰기 자료를 수집하고 글쓰기 진단체계 정착을 위해 협약기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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