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해외증시

中 기업 줄줄이 AI 진출 선언해도… 덤덤한 대륙 증시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9 18:30

수정 2023.02.09 18:30

AI 챗봇 열풍 편승 의도한 듯
BAT·징둥 등 진출 계획 알려
일부 종목 빼면 주가 상승 미미
챗GPT 첫 등장 때와 대조적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챗GPT 열풍'과 함께 인공지능(AI) 챗봇이 인기를 끌자 중국기업들도 잇따라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최소 6~7개 기업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 "관련 기술 개발 중"이라며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증시는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 달리 덤덤한 모습이다. 급등한 종목은 증권당국이 관리·감독에 나섰다.

■BAT, 징둥 등 줄줄이 "AI 진출"

9일 차이롄서와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설립한 알리다모연구원은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대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부 테스트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캡처 일부로 볼 때 알리바바의 대화 로봇은 AI 대규모 모델 기술과 알리바바그룹이 출시한 원격근무 지원서비스 플랫폼 '딩딩(딩톡)'을 결합한 형태일 수 있다고 관찰자망은 분석했다.


관찰자망은 "딩딩 사용자가 챗GPT를 딩딩 로봇에 연결하려고 시도했다는 소식이 나돌고 있다"면서 "다만 알리가 자체 개발한 챗봇이 딩딩과 어떻게 연결될 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기준(홍콩증시) 중국 최대 정보통신(IT)기업인 텐센트도 자체 연구소에서 AIGC(AI 생성 콘텐츠) 보고서를 발간했고 업무 측도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아직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관찰자망은 "텐센트는 AI 대형 모델, 기계 학습 알고리즘, 자연어 처리(NLP)와 같은 일부 챗GPT 관련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텐센트의 특성상 대외적인 발표는 확실한 것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IGC 개념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3대 IT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는 물론, 징둥닷컴(JD닷컴), 왕이(넷이즈), 싼류링(360), 커다쉰페이(아이플라이텍) 등도 관련 연구개발 정보를 속속 공개했다.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은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고객상담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음성인식 AI기업인 커다쉰페이는 지난해 12월 AIGC 모델 연구를 시작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AI 학습기를 올해 5월 출시할 예정이다.

디지털 보안업체 싼류링은 챗GPT와 같은 데모 버전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온라인 게임·교육업체 왕이의 AI 기술팀은 교육 자회사 유다오에서 챗GPT와 같은 기술의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열풍 편승'… 주가는 덤덤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챗GPT에 환호하는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주가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동요하지 않는 양상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소식이 알려진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0.37% 하락한 주당 105.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 최대 AI 검색엔진업체 바이두는 자체 개발 AI 챗봇인 '어니봇'을 3월에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지난 7일 12.18% 올랐다가 하루 만에 4.92%를 반납했다.

텐센트는 홍콩증시에서 2거래일 연속 소폭 상승했으나 챗GPT 열풍에 올라탔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세는 미미했다. 지난달 27일 주당 415.0홍콩달러와 비교하면 오히려 7.90% 줄어든 382.2홍콩달러에 머물렀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왕이는 이달 2일부터 4거래일 동안 하락했다가 이날 힘겹게 0.05% 올랐다. 커다쉰페이는 선전증시에서 이틀간 11.5% 상승한 뒤 이틀 동안 4.3%를 내줬다.

호재가 즉각 반영된 업체들도 있다.
싼류링은 상하이증시에서 이달 3일부터 4거래일 동안 22% 이상 뛰었다.

다만 단기적 급등은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중국 증권매체는 사설을 통해 "신기술을 반길 수도 있지만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면서 "개념주의 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