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정 정연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힘든 저소득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마이크로 크레딧' 제도 도입을 시사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13일 오전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빈곤 퇴치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누스재단의 무하마드 유누스 의장과 '약자와의 동행'을 주제로 서울시 비전을 논의하는 대담을 진행했다.
이번 대담은 3년간의 코로나19가 소득과 교육 등의 양극화를 가중시키고 취약계층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서울시가 추진하는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안심소득과 같이)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지만, 무담보 대출을 충분히 해서 삶의 의욕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하는 것도 또다른 해법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누스 의장은 1976년 빈곤층 무담보 소액대출을 위해 그라민 은행을 설립했고, 2006년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같은 행보로부터 영감을 얻어, 생계 해결과 동기부여를 동시에 가능하도록 하는 또다른 정책 실험을 전개할 수도 있다는 것이 오 시장의 구상이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만이 유일한 해법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올해부터 안심소득 시범 사업 대상이 확대되지만 중위소득 50% 밑의 기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에 해당되는 분들에 대해서는 또다른 실험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 시장은 "그라민 은행은 시작 이후 상환율이 거의 90%를 넘겨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며 "시드머니를 통해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수익을 얻고, 스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낼 정도까지 갈 잠재력이 모든 개인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누스 의장은 "소액 대출을 통한 보조금 차원의 금액이 소셜 비즈니스를 시작할 토대가 된다"며 "성동하면 돈을 벌어 대출을 상환하거나 기부를 하고, 개인의 삶에서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자급자족이 될 것"이라고 긍정했다.
또한 "시장은 민간과 공공을 둘 다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선출된 공무원이므로 민간에서도 대표성이 있다"며 "신념을 이루기 위해 공공이든 민간이든 가리지 말고 활용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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