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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택시에 '콜 몰아주기'…카카오모빌리티 과징금 257억

뉴스1

입력 2023.02.14 12:02

수정 2023.02.14 13:54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카카오T 택시. 2021.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4일 오후 서울 시내의 카카오T 택시. 2021.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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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철 기자 =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택시에 '은밀히' 승객 호출 콜을 몰아준 카카오 모빌리티(카카오T 운영사)에 과징금 257억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행위 등으로 카카오모빌리티에 과징금 257억원(잠정)을 부과한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3월부터 자회사 등을 가맹본부로 해 '카카오T블루'라는 가맹택시를 모집·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3월부터 2020년 4월까지 픽업시간(ETA)이 가까운 기사에게 '일반호출' 콜을 배차했다. 이 과정에서 가맹기사가 일정 픽업시간(예: 6분) 내에 존재하면 가깝게 있는 비가맹기사(예: 0~5분)보다 우선 배차하는 등 혜택을 줬다.

공정위 관계자는 "카카오T블루 기능에서 가맹기사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T블루가 아닌 일반호출 기능에서 가맹기사와 비가맹기사를 차별했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 등에서 의혹이 제기되자 카카오모빌리티는 2020년 4월 배차 시스템을 변경한다. 수락률이 높은 가맹기사가 비가맹기사보다 더 많은 일반호출 배차를 받을 수 있도록 수락률이 40% 또는 50% 이상인 기사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기사(1명)를 우선배차하는 방식이다.

유성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가맹기사 우선배차에 관한 의혹이 택시기사들,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되면서 (카카오는) 공정위에 적발될 것을 우려했다"며 "이에 따라 배차방식을 공정위에 적발되지 않으면서도 은밀히 가맹기사를 우대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바뀐 시스템은 표면적으로는 수락률, 인공지능에 기초한 택시 배차라 객관적이고 차별성이 없는 공정한 배차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가맹과 비가맹 간 수령한 콜카드 수와 산정방식에 원천적으로 차이가 있어 수락률 자체가 비가맹기사에게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 그 결과 평균 수락률이 가맹기사는 70~80%로 높지만, 비가맹기사는 10%로 낮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반호출에서도 가맹기사에게 유리하게 배차함으로써 2019년 5월~2021년 7월 서울·대구·대전·성남 등 주요지역에서 가맹기사는 비가맹기사보다 월 평균 약 35~321건의 호출을 더 수행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가맹기사의 월 평균 운임 수입은 비가맹기사보다 1.04~2.21배 더 높게 나타났다.

가맹택시 우대 정책으로 카카오T블루의 가맹택시수(점유율)는 △2019년 말 1507대(14.2%) △2020년 말 1만8889대(51.9%) △2021년 말 3만6253대(73.7%)로 증가했다.

유 국장은 "이렇게 택시가맹 서비스 시장에서 카카오T블루의 지배력이 강화되면 경쟁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택시가맹 서비스의 다양성이 감소되고, 가맹료 인상, 가맹호출 수수료 인상 등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T앱 호출만을 수행하는 가맹택시 수가 증가하면 그 네트워크 효과로 카카오T앱에 고착화되는 승객과 기사의 수를 늘려 일반호출 시장의 지배력도 유지·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런 호출앱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이용해 승객의 호출료와 기사의 수수료를 인상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의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카카오T앱 일반호출 배차 알고리즘에서 차별적인 요소를 제거한 이행상황을 공정위에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는 이번 '콜 몰아주기' 건 외에 카카오T가 경쟁사 가맹택시(우티, 타다 등)의 일반호출을 배제한 '콜 차단' 사건도 계속 심사할 예정이다.


유 국장은 "콜 차단 건은 지금 조사 중이라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힘들다"며 "이것도 조만간 빨리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AI 배차 로직이 승객의 귀가를 도와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킨 효과가 확인됐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택시 업계의 영업 형태를 고려한 사실 관계 판단보다 일부 택시 사업자의 주장에 따라 제재 결정이 내려져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 오해를 해소하고, 콜 골라잡기 없이 묵묵히 승객들의 빠른 이동을 위해 현장에서 애써온 성실한 기사님들의 노력과 헌신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행정소송 제기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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