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태양전지 속 원자 하나를 바꿔 성능 업그레이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4 16:29

수정 2023.02.14 16:29

에너지기술연구원, 새로운 양전하 수송물질 개발 황원자 대신 셀레늄원자로 바꿔 부식문제도 해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을 22.73%로 향상
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 홍성준 박사가 새로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모형 주택의 조명 아래서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 홍성준 박사가 새로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모형 주택의 조명 아래서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태양광연구단 홍성준 박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속 재료를 새로 개발해 전기생산 효율과 내구성을 향상시켰다고 14일 밝혔다. 양전하(정공)가 이동하는 정공수송층 재료를 약간 변형하는 것만으로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을 22.73%까지 끌어올렸으며, 내부 부식을 막아 안정성까지 개선됐다.

실리콘과 페로브스카이트를 결합해 태양전지를 만들때 페로브스카이트 부분을 정공수송층 아래 페로브스카이트 광흡수층, 전자수송층 순으로 배치한다. 이는 보통의 페로브카이트 태양전지 대비 역구조다.
이때 정공수송층에 유기 반도체 물질을 사용하는데 강산성을 띄고 있어 투명 전도성 기판이나 광흡수층을 부식시켜 부품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연구진은 정공수송층의 얇은 분자막인 자기조립단분자막에 있는 황 원자를 셀레늄 원자로 바꿔 부식되는 문제점을 개선했다. 기존 황 원자를 사용한 태양전지의 광전효율이 21.63%였지만 셀레늄 원자로 바꾸면 22.73%까지 증가했다. 또한 유기태양전지에 이 막을 적용하면 17.91% 효율이 나와 기존대비 111%까지 향상됐다.

이는 자기조립단분자막이 만들어질때 기판의 소모에너지를 낮춰 광흡수층에서 기판으로 정공전달에 사용되는 에너지 손실을 크게 줄여줬다. 최종적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가혹한 환경에서 테스트한 결과, 500시간 연속적인 효율 측정 후에도 초기 효율 대비 98%의 성능을 유지했다. 유기 태양전지의 안정성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향상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 홍성준 박사팀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측정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연구단 홍성준 박사팀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측정하고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홍성준 박사는 "역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유기태양전지의 효율은 물론 안정성까지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독자적인 자기조립단분자막 기반 정공수송물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차세대 태양전지 및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부셀로 하는 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의 상용화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박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박영석·김봉수 교수, 울산대 조신욱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한 연구결과를 소재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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