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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풍선 진실공방 여진 지속, 블링컨·왕이 갈등 좁힐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4 16:51

수정 2023.02.14 16:51

- 中 "미국도 10회 이상 중국 영공 침범" VS 美 "거짓"
- "블링컨과 왕이, 17~19일 뮌헨안보회의 기간 만나는 방안 고려 중" 외신
미 해군이 지난 10일 버지니아비치 해변으로 수송된 중국 정찰풍선을 회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1
미 해군이 지난 10일 버지니아비치 해변으로 수송된 중국 정찰풍선을 회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1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정찰풍선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등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조만간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풍선 갈등의 폭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정찰풍선이 중국 영공을 10회 이상 침해했다는 중국의 발표에 대해 “거짓”이라며 “이것은 중국이 (자국)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최근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은 자국이 미국으로 보낸 스파이 풍선을 기상 풍선이라고 반복적으로 거짓으로 주장했다”며 “정보 수집을 위해 고고도 정찰 풍선 프로그램을 운영, 5개 대륙에서 미국과 40여개국의 주권을 침해한 것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을 갖고 “미국의 고공 기구(풍선)가 작년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왕 대변인은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미국은 또 같은 날 한국, 일본으로부터 중국 정찰풍선에 대한 비판을 이끌어 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위싱턴 DC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상 중국의 미국 영토 침입으로 인정하며 “주권 침해는 용납되지 않고 미국의 조치(격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장관이 오는 17~19일(이하 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 기간 왕이 위원과 만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주요 외신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만남이 성사되면 중국 정찰 풍선 사태 이후 양국 고위급 외교 당국자의 첫 대면 접촉이 된다. 블링컨 장관은 당초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이 탐지되며 일정을 연기했다.

다만 풍선 문제가 촉발제로 작용한 양국 간 안보 긴장을 일거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도 있다.
미군은 지난 4일 정찰 풍선을 영해 상공에서 격추했고, 이어 지난 10일부터 사흘 연속 미확인 비행물체를 북미 상공에서 탐지해 잇달아 쏘아 떨어트리며 안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중국이 2018년 이후 일본과 인도, 베트남, 대만 등을 포함해 5개 대륙 40여 개국에서 풍선을 통한 정찰 활동을 벌여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는 기상연구용 비행선일 뿐이며 미국 역시 풍선으로 중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반박하는 중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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