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 안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4 18:56

수정 2023.02.14 18:56

삼성전자, 내달 15일 주총 개최
‘책임경영 강화’ 복귀 예상했지만
사법 리스크에 미등기임원 유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다음 달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는다. 지난해 회장 승진 후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등기이사 선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사법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월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27일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거론됐던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기업 경영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로써 이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무보수 미등기이사 상태를 유지하게 됐다.

이 회장은 앞서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부친인 이건희 선대회장이 비자금 특검 수사로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재선임 안건을 따로 상정하지 않고 임기가 만료됐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를 미룬 건 사법리스크를 의식한 판단으로 읽힌다. 이 회장은 매주 목요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 불법승계 재판과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재판을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 차원에서도 이 회장의 이사회 참여는 필요하다"면서도 "이 회장이 회장 취임 후 국내외 사업장 점검 등에 나서며 그룹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리스크가 해결되기까지 복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