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연초부터 분유값 껑충, 부모들은 '분유전쟁'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5 13:56

수정 2023.02.15 15:12

남양유업 '아이엠마더'(왼쪽)와 '임페리얼드림XO'
남양유업 '아이엠마더'(왼쪽)와 '임페리얼드림XO'
후디스 '산양분유'
후디스 '산양분유'

"○○○ 먹이고 있는데 리뉴얼 되면서 너무 비싸졌네요. 아기가 잘먹는데 분유값 때문에 갈아타야 할 것 같은데 분유 추천 좀 부탁드립니
다." "○○○ 가격 실화인가요? 이참에 돌도 됐고 분유 끊어야하나 싶네요. 천천히 끊으려 했는데…"

연초부터 분유 가격 인상이 잇따르면서 아이 키우는 가정의 가계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기존에 먹이던 분유보다 저렴한 브랜드로 교체하는 등 분유값을 아끼기 위한 고육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분유업체들의 제품 리뉴얼과 출고가 인상, 주요 유통업체의 할인폭 감소 등 다양한 이유로 소비자들의 체감 분유값이 상승 중이다.

대표적으로 연초부터 다양한 분유 브랜드의 리뉴얼이 한창 진행되면서 소비자 체감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가장 먼저 리뉴얼에 나선 곳은 남양유업이다.
대표 조제분유 '아이엠마더'와 '임페리얼드림XO'를 리뉴얼했는데 이후 쿠팡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가격이 인상되며 소비자들의 불만이 불거진 상황이다. 그러나 실제로 남양유업은 출고가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연초 온라인몰에서 분유 할인 가격폭을 줄이면서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도 파스퇴르 위드맘 분유의 리뉴얼을 단행했다. 롯데제과의 경우 리뉴얼 제품은 기존제품보다 가격이 인상됐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기존 버전도 여전히 생산 중이며 리뉴얼 제품은 다른 제품으로 보면 된다"면서 "좋은 성분이 더 많이 들어간 만큼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리뉴얼 과정에서 기존 제품 및 리뉴얼 제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맘카페 등에서는 수급 불안정에 따른 불만도 상당했다. 5개월된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는 구모씨는 "온라인에서 1통에 2만5000~3만원이었던 분유가 리뉴얼로 최저가가 3만8000원으로 올라가더니 그마저도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서 분유를 구하느라 애먹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수급은 곧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출고가격 조정에 나선 곳도 있는데, 이는 결국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일동후디스의 경우 최근 대형마트에 산양분유 출고가격 인상을 요청했고, 제품 가격이 모두 인상됐다. 자사몰 '후디스몰' 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4만3000원에서 4만9800원으로 올랐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해외생산 제품인 만큼 국내 생산 제품보다 환율 및 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마진율에 대한 부담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출고가를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리뉴얼이나 가격인상을 하지 않은 매일유업마저도 "가격인상 폭, 시기 등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히면서 올해 전방위적인 분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맘카페 등에서는 분유값을 아끼기 위한 다양한 고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할인폭이 큰 곳을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고, 실제로 기존에 먹던 것보다 저렴한 브랜드로 갈아타거나, 일부는 이유식 섭취를 늘리고 분유 양을 줄이려는 가정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분유의 경우 고관여 식품이기 때문에 가격인상에 대한 압박이 일반식품보다 더욱 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전방위적인 인플레로 인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