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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생존기간 늘리는 '스마트 벌통' 개발 보급

강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5 14:18

수정 2023.02.15 14:18

농진청이 개발한 스마트 벌통. /사진=농진청
농진청이 개발한 스마트 벌통. /사진=농진청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스마트기술을 적용해 작물 재배 농가에서 꿀벌과 뒤영벌 등 화분매개벌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이 개발돼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15일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한 해 평균 61만 개의 화분매개용 벌통이 농작물 수분에 사용되고 있으며 시설 과채류에서 화분매개벌 사용률은 67%에 달한다.

화분매개는 농작물 생산에 꼭 필요한 과정이며, 화분매개벌의 생존 기간과 활동은 농작물 생산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벌을 효과적으로 화분매개에 활용하려면 벌통 내부를 벌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유지하고 먹이를 관리해줘야 한다.

지금까지 화분매개벌로 꽃가루받이를 하는 작물 재배 농가들은 벌 관리가 생소하고 정보도 부족해 비닐온실(하우스)에 벌통을 가져다 놓은 후 별도 관리 없이 벌을 화분매개에 이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들면서 효율적인 벌 관리를 통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여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농가 지원방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농진청은 2018년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 개발을 시작했으며, 2020년 첫 스마트벌통을 개발한 후 여러 차례 농업 현장에 적용해 그 기능을 개선했다.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벌통에 각종 감지기(센서)를 적용해 벌통 내부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한다.

불볕더위일 때는 벌통 내부 온도 감지기(센서)와 연동된 환기팬이 자동으로 켜져 벌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온도는 2~3도(℃), 이산화탄소 농도는 500ppm까지 낮추게 된다. 한파 때는 감지기(센서)와 연결된 열선 판이 작동돼 벌통 온도는 28~32도(℃), 습도는 60% 내외로 유지한다.

스마트벌통을 토마토와 딸기 시설재배 농가에 적용한 결과 여름철 비닐온실에서 벌의 활동량은 시간당 평균 9마리에서 14마리로 1.6배 많아졌으며, 겨울철 비닐온실에서는 벌의 생존 기간이 105일에서 173일로 68일이 늘어났다.

또 여름철 토마토는 과일이 맺히는 비율이 15% 높아져 1000㎡당 100만 원의 수익을 더 올렸다.
겨울철 딸기는 상품이 되는 과일의 비율이 기존보다 6% 높아져 1000㎡당 117만 원의 수익을 더 낼 수 있었다.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 본관 전경.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 본관 전경.


농진청은 스마트벌통 원천기술을 특허출원 등록하고 기술이전 하며 올해 ‘화분매개용 디지털벌통 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해 200여 개의 벌통을 시범 보급할 계획이다.


이승돈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최근 벌 개체 수가 줄면서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번 기술로 작물 재배 농가도 손쉽게 벌을 관리해 화분매개 효율을 높이고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앞으로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해 스마트양봉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는 한편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에 일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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