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영상 분석 전문가 황민구 박사는 지난 14일 방송된 tvN STORY ‘어쩌다 어른’에서 2019년 한 중년 남성이 자신에게 찾아와 "조카가 성추행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수감 중이니 도와 달라”라고 한 일을 떠올렸다. 그 조카가 뮤지컬 배우 강씨였다.
사건은 2018년 3월 강씨가 지인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벌어졌다. 이 자리에 함께 있던 이들 중 여성 A씨가 강씨를 성추행으로 신고했다.
이에 대해 황 박사는 “자기가 기억한 것과 영상은 다를 수 있다”라며 “계속 생각하면,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저는 기억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영상은 진실을 말한다”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폐쇄회로 (CC)TV를 통해 진실을 밝혀냈다고 했다. 해당 음식점 화장실은 외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왼쪽은 여자, 오른쪽은 남자화장실로 나뉘어 있었다. 가운데에 세면대가 있는 구조였다.
황 박사는 “A씨의 진술대로 강은일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면 통풍구 사이로 그의 발이 보여야 한다. 그런데 다 돌려봐도 A씨가 왼쪽으로 가서 문이 닫혔고, 이후 혼자 나오는 모습만 나온다”라며 “통풍구가 없었으면 유죄 확정이다. 통풍구가 강은일을 살렸다”라고 설명했다.
1심에서 A씨 진술을 인정해 강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던 법원은 2심에서는 황 박사의 분석과 현장검증 결과를 토대로 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CCTV 영상에서 확인되는 강씨와 A씨의 동선이 A씨 진술과 어긋나고 강씨의 주장에 좀 더 부합한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역시 2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리면서 강씨는 2020년 무죄가 확정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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