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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대비 주가 최고 100% 폭등...규제 악재에도 너무 뜨거운 미 증시 가상자산주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6 12:00

수정 2023.02.16 12:00

코인베이스 106.37%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05.76% 폭등
규제 리스크 주가에 선반영 vs 공매도 세력에 의한 폭등 의견 나뉘어
향후 가상자산 관련주 주가 흐름 주목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SEC)가 일정 자격을 갖춘 관리인만 가상자산을 보관할 의무를 부여하는 가상자산 규제안을 마련해 이를 통과시켰다. /사진=로이터뉴스1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SEC)가 일정 자격을 갖춘 관리인만 가상자산을 보관할 의무를 부여하는 가상자산 규제안을 마련해 이를 통과시켰다. /사진=로이터뉴스1

연초 대비 가상자산 관련주 주가 상승률
(단위:%)
회사명 주가상승률 공매도 비중
코인베이스 106.37 22%
마이크로스트래티지 105.76 33%
실버게이트캐피털 29.24 82%
(자료:WSJ·S3파트너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의 가상 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가상 자산 테마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가 올해 들어 100% 이상 폭등하는 등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상 자산 관련주의 상승세가 무섭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생태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놨음에도 주가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상 자산 관련주의 주가 폭등이 최고 80%대에 달하는 공매도 거래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어 향후 가상 자산 관련주의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SEC 규제 발표에도 주가 두 자리수 급등 연초대비 100% 폭등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SEC)는 일정 자격을 갖춘 관리인에게만 가상 자산을 보관할 의무를 부여하는 가상 자산 규제안을 4대 1로 통과시켰다.
미 SEC가 규정한 일정 자격을 갖춘 관리인은 SEC에 등록된 은행, 신탁회사, 선물중개 기업을 뜻한다.

이 규제가 시행되면 가상 자산 투자자들이 현재 가상 자산 회사에 자산을 보관하는 것이 제한된다. 현재 가상 자산을 보관·관리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미국의 가상 자산 보관관리업자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 미 SEC가 이같은 조치를 내놓은 것은 FTX가 고객 자금을 유용해 가상 자산 생태계가 큰 충격을 받은 것에 대한 사후조치다.

이런 규제에도 이날 관련주 주가는 일제히 두 자리수 급등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106.37%나 폭등했다. 비트코인에 거액을 투자한 소프트웨어 개발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105.76% 급등했다. 가상자산전문은행 실버게이트캐피털과 가상 자산에 호의적인 시그니처뱅크의 주가 상승률도 각각 29.24%와 19.10%에 달했다. 실버게이트캐피털과 시그니처뱅크의 경우 파산 보호를 신청한 가상 자산 거래소 FTX와 관련되어 있음에도 주가가 상승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의 규제에도 가상 자산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는 것은 가상 자산 관련주 투자자들이 이미 규제 리스크를 감안하고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가상 자산 자산운용사 아르카의 제프 도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어떤 규제라도 장기적으로 가상 자산 생태계에 유익하다"고 말했다.

대형 투자기관 투자늘리고 있지만 공매도도 급증

최근 대형 투자기관들이 가상 자산 관련주에 투자를 늘린 점도 가상 자산 관련주의 주가가 폭등한 또 다른 이유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실버게이트캐피털의 지분을 5.9%에서 7.2%로 늘렸다. 미국 증권사 서스퀘하나도 실버게이트캐피털의 지분을 7.5% 확보했다.

가상자산 거래플랫폼 엔클레이브마켓의 데이비드 웰스 최고경영자(CEO)는 "일정 자격을 갖춘 관리인만 고객의 가상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미 SEC의 새로운 규제가 언제부터 시작되고 이 규제가 어떻게 가상 자산 생태계에 영향을 줄지 아직 매우 불확실하다"면서도 대형 투자자들의 투자가 늘어난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대형 투자 기관들이 가상자산전문은행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향후 가상 자산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고 이는 관련주에 좋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기 세력들이 공매도에 대거 나서면서 가상 자산 관련주 급등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를 비롯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실버게이트 등 올들어 주가가 폭등한 이 3개 기업의 공매도 비중은 최소 20%대에서 최고 80%대로 매우 높다.
특히 실버게이트 주식 거래의 82%는 공매도다. 또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코인베이스의 주식 거래에서 각각 33%와 22%가 공매도 거래다.


이와 관련, 미즈호증권 댄 돌레브 선임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비중이 높은 가상자산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어마어마한 것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가상자산 관련주에 대한 공매도를 하고 있고 코인베이스도 그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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