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美 긴축 계속" 돌아온 강달러...환율 1300원대 다시 넘본다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6 18:46

수정 2023.02.16 18:46

1284.8원으로 두달만에 최고
'정찰풍선 이슈' 위안약세 겹쳐
16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6원 오른 1284.8원으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
16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6원 오른 1284.8원으로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
미국의 통화긴축이 장기화될 조짐에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로 높아지고 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4.8원에 거래를 마감, 지난해 12월 21일(1285.7원) 이후 약 두달 만에 가장 높았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에 힘이 실리는 데다 중국 위안화 약세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1300원대 돌파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단기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은 올해 들어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였지만 지난 3일부터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1월 4일 장중 연고점(1280.9원)을 기록했으나 1월 말에는 종가 1231.9원을 기록하며 하향 안정세를 이어갔다. 이달 2일 저가 기준 1210원대까지 내려갔던 환율은 지난 3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1280원대까지 상승했다.

미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대비 0.5% 상승, 전년동월대비 6.4%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CPI는 전월대비 0.1% 하락했지만 전년동월대비 6.5% 올랐다.

지난달 CPI가 전월 대비 상승한 데다 시장 예상치(6.2%)를 웃돌면서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CPI 또한 시장 예상치를 웃돈 0.4%, 5.6%을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1월 소매매출 또한 전월대비 3% 올랐다. 시장이 예상했던 1.9%를 크게 상회한 수치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15일 공개된 미국 소매매출 통계 또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결국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연준이 5.5%까지 금리 인상을 추가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위안화 약세도 원·달러 환율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최근 '정찰풍선 이슈' 등으로 불거진 미·중 갈등이 위안화 약세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채 연구원은 "위안화와 원화는 서로 동조되는 측면이 있는데, 위안화 절하 고시의 영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12원 가량 급등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대량매도도 하나의 원인이다. 채현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자금은 서로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게 되면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데, 전날 외국인 2000억 넘게 주식을 대량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1300원 선까지 오를 수 있지만 일시적 반등이라는 데 힘을 실었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13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당연히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환율은 1250~1300원 사이에서 안정화를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예측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달 말 101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날 103.08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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