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호가보다 수억원 싸"…경매법정으로 발길 돌린 실수요자들

김희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8 05:00

수정 2023.02.18 05:00

지난 16일 경매법정에서 호가 대비 4억7630만원 낮은 금액에 낙찰된 서울 동작구 대방e-편한세상2차. /지지옥션 제공
지난 16일 경매법정에서 호가 대비 4억7630만원 낮은 금액에 낙찰된 서울 동작구 대방e-편한세상2차. /지지옥션 제공

[파이낸셜뉴스] 아파트 경매에서 매매시장 호가 대비 5억원가량 낮은 금액에 낙찰자가 선정됐다.

집주인과 수요자 간 눈높이 차이가 큰 가운데 부동산 경매시장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난달 30일 출시한 저이율·고정금리 정책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도 이용 가능해 경매법정을 찾는 실수요자의 발길이 늘어날 전망이다.

낙찰 받은 주택도 특례보금자리론 적용

18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7계에서 동작구 대방e-편한세상2차(2003년 준공) 전용 131㎡가 11억237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경매에 15명의 응찰자가 경합했고, 차순위 신고가는 10억9600만원을 기록했다. 매매시장 최저호가는 16억원으로 낙찰금액이 29.8%(4억7630만원) 저렴하다.
이 단지는 대방역(수도권전철 1호선·신림선) 더블 역세권 단지로 여의대방로를 통해 곧장 여의도로 접근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중앙지법 경매2계에서 동작구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2012년 준공) 전용 118㎡가 14억1100만원에 팔렸다. 16명의 신청인이 몰린 가운데 2순위 응찰가는 13억5891만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타입 매물 호가는 16억원 이상이다. 낙찰가가 11.8%(1억8900만원) 낮은 셈이다. 이 단지는 1559가구의 대단지로 숭실대입구역(수도권전철 7호선)까지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두 물건은 모두 임차인 없이 채무자가 점유한 상태"라며 "낙찰대금 납부 이외에 소유권 확보를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 동작구 아파트 호가 대비 경매낙찰가 비교 /그래픽=정기현 기자
서울 동작구 아파트 호가 대비 경매낙찰가 비교 /그래픽=정기현 기자
실수요자, 매매보다 경매법정이 유리

1·3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매도인의 희망가가 높아 급매 위주로, 규모는 여전히 소량에 그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1284건(17일 기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1737건) 이후 8개월 만에 최고치이나, 호황기이던 2021년 1월(5766건)과 비교하면 22.3%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부동산 거래가뭄이 해갈되지 않은 모습이다.

매주 아파트 가격동향조사를 공표하는 부동산원 관계자는 "1·3대책 등으로 거래량이 소폭 늘었으나, 추가하락 우려에 매도인과 매수인 간 희망가격 격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관망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거래활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급매만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낙찰가는 매도 호가보다 낮은 경우가 대다수"라며 "단지에 따라 차이가 수억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례보금자리론도 받을 수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이루기 적절한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과 무관하게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수 있다.
우대조건을 모두 만족 시 금리는 연 3.25%이며,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에 따라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