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 스타트업을 준비중인 A씨는 최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오피스 임대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 빈 오피스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과 달랐기 때문이다. 1~2달 렌트프리(무상 임차) 조건을 내건 오피스도 더러 있었다. A씨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서울 핵심 지역에서 빠져나가는 업체들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오피스의 가격 상승세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정보플랫폼 KB부동산이 지난 18일 발표한 ‘KB 오피스 투자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서울 오피스 가격지수는 168.48로 전분기(168.03)보다 0.26% 상승했다.
상승폭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2017년부터 오피스 가격은 상승세지만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상승폭은 낮아지고 있다.
가격 상승률 5년 만에 최저 수준
권역별로 오피스 가격지수를 살펴보면 GBD(강남권) 오피스 가격이 전분기 대비 0.54% 상승했고 이어 OBD(기타권) 0.42%, CBD(도심권) 0.41%, YBD(여의도권) 0.39% 등의 순서로 상승폭이 컸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 수익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실효운영수익률은 3.27%로 전분기(3.11%)대비 0.16%p 상승했다. 매매가격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임대료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CBD(도심권) 3.59%, YBD(여의도권) 3.40%, OBD(기타권) 3.19%, GBD(강남권) 3.04% 순으로 조사됐다. 실효운영수익률과 국고채(5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지난해 3·4분기 -0.40%p에서 4·4분기 -0.65%p로 확대됐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 실효운영수익률은 상승 전환했지만 국고채 금리와의 격차가 커져 투자수요 위축 등 리스크는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금리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이전을 계획하면서 올해 오피스 매매가격이 고점 대비 10%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용 절감 위해 "사무실 축소 이전"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이달 3~10일 기업 12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사무실 이전 의향' 설문조사에서 전체 36.1%(약 44곳)는 '올해 사무실 이전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중 63.6%(약 28개사)는 '축소 이전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축소 이전을 계획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둔화에 따른 비용 절감(64.3%)'이었다. '재택근무로 공간 수요가 줄었기 때문(21.4%)'이라는 응답과 '회사 규모 축소 때문(7.2%)'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사무실 이전시 어려움을 겪는 요인에서도 '임대료 급등에 따른 부담(63.9%)'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오피스 매매가격이 고점 대비 약 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오피스 가격이 고점 대비 약 10%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는 금리 인하 및 공급 부족에 따라 임대시장 가격 상승과 거래 규모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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