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공실률 제로' 였던 서울 오피스, 매매가격 꺾이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05:00

수정 2023.02.20 05:00

전분기 대비 서울 오피스 가격지수 변동률 추이 /KB부동산 제공
전분기 대비 서울 오피스 가격지수 변동률 추이 /KB부동산 제공

[파이낸셜뉴스] #. 스타트업을 준비중인 A씨는 최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오피스 임대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서울에서 빈 오피스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과 달랐기 때문이다. 1~2달 렌트프리(무상 임차) 조건을 내건 오피스도 더러 있었다. A씨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서울 핵심 지역에서 빠져나가는 업체들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 오피스의 가격 상승세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거래 시장이 침체하면서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정보플랫폼 KB부동산이 지난 18일 발표한 ‘KB 오피스 투자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서울 오피스 가격지수는 168.48로 전분기(168.03)보다 0.26% 상승했다.

상승폭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2017년부터 오피스 가격은 상승세지만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상승폭은 낮아지고 있다.

가격 상승률 5년 만에 최저 수준

권역별로 오피스 가격지수를 살펴보면 GBD(강남권) 오피스 가격이 전분기 대비 0.54% 상승했고 이어 OBD(기타권) 0.42%, CBD(도심권) 0.41%, YBD(여의도권) 0.39% 등의 순서로 상승폭이 컸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 수익률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실효운영수익률은 3.27%로 전분기(3.11%)대비 0.16%p 상승했다. 매매가격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임대료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CBD(도심권) 3.59%, YBD(여의도권) 3.40%, OBD(기타권) 3.19%, GBD(강남권) 3.04% 순으로 조사됐다. 실효운영수익률과 국고채(5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지난해 3·4분기 -0.40%p에서 4·4분기 -0.65%p로 확대됐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 실효운영수익률은 상승 전환했지만 국고채 금리와의 격차가 커져 투자수요 위축 등 리스크는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금리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진 기업들이 이전을 계획하면서 올해 오피스 매매가격이 고점 대비 10%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비용 절감 위해 "사무실 축소 이전"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이달 3~10일 기업 12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사무실 이전 의향' 설문조사에서 전체 36.1%(약 44곳)는 '올해 사무실 이전을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중 63.6%(약 28개사)는 '축소 이전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축소 이전을 계획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둔화에 따른 비용 절감(64.3%)'이었다. '재택근무로 공간 수요가 줄었기 때문(21.4%)'이라는 응답과 '회사 규모 축소 때문(7.2%)'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사무실 이전시 어려움을 겪는 요인에서도 '임대료 급등에 따른 부담(63.9%)'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오피스 매매가격이 고점 대비 약 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오피스 가격이 고점 대비 약 10%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는 금리 인하 및 공급 부족에 따라 임대시장 가격 상승과 거래 규모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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