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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관세분야 'K-다보스 포럼'을 꿈꾸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9 19:51

수정 2023.02.19 19:51

[차관칼럼] 관세분야 'K-다보스 포럼'을 꿈꾸다
지난달 16일 다보스 포럼이 열렸다. 주요국 정상과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여 '분열된 세계 속의 협력'이라는 주제로 기후변화, 팬데믹, 글로벌 공급망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공통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행동하는 연대'라는 주제로 정상 특별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다.

지금 관세청도 특별한 연대를 꿈꾸고 있다. 관세 분야 '한국판 다보스 포럼'을 지향하는 'K-Customs Week'가 그것이다.

관세청은 사상 최초로 올해 4월 26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전 세계 주요 60여개국의 관세청장, 세계관세기구(WCO) 등 국제기구 관계자 및 국내외 기업 관계자 등 600여명을 초청, 'Korea Customs Week 2023(KCW 2023)'을 개최한다.
논의 주제는 '디지털 세관과 글로벌 관세협력 활성화'다.

현재까지 벌써 60개국 이상이 참석 의사를 표명했다. 개별국가가 60개국 이상의 관세청장을 한자리에 모아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이러한 한국 관세청의 힘은 선진화된 관세제도 및 기술 그리고 개도국에 대한 폭넓은 관세분야 개발 지원에 기인한다.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전자통관시스템(UNI-PASS)은 현재 전 세계 16개국에 수출됐으며, WCO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산하기구 4개는 모두 우리나라에 본부를 두고 있다. 또한 관세청은 매년 10개국 이상의 개도국 세관공무원을 초청해 능력배양 연수, 현장실습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벨기에에서 열린 WCO 연차총회에서도 K-Customs의 열기는 뜨거웠다. 당시 필자가 양자면담을 한 40여개국 관세청장들은 대부분 한국 관세행정 및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컸다.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KCW2023의 의미는 더욱 크다. 각자도생을 위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GVC)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관세장벽은 허물어지고 있는 반면 관세당국이 담당하는 원산지, 품목분류, 통관 등 분야의 비관세장벽은 글로벌 무역원활화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 수출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를 호소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KCW2023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등을 통해 60여개 주요 교역국 관세당국 최고책임자들을 서울에서 직접 마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다. 최근 전 세계 관세당국의 공통 관심 이슈들이 논의된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최첨단 신기술의 관세행정 접목, 마약 등 위험거래 정보교환 및 합동수사, 전자상거래 폭증에 따른 새로운 통관체계 구축 등이 대표 이슈다.

KCW2023의 핵심 메시지는 '연대와 협력'이다.
KCW2023의 슬로건 '국경을 넘어 세계를 잇다'에서 잘 드러난다. 관세·비관세 장벽을 과감히 철폐해 민간이 무역하기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다.
모쪼록 KCW2023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보호무역주의 극복을 위한 '특별한 연대'의 장으로, 더 나아가 관세분야 '한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길 꿈꾼다.

윤태식 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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