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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의료기기·전자약 개발 활발, K-제약바이오 '성장동력' 부상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4:19

수정 2023.02.20 14:19

식약처 최근 디지털 의료기기 첫 품목허가해
국내업체, 디지털 의료기기·전자약 개발 활발
건보 급여화, 수익성 문제 등은 '넘어야 할 산'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의료진이 환자에게 전자약 재택 치료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의료진이 환자에게 전자약 재택 치료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디지털 의료기기와 전자약이 잇달아 개발되며 K-제약바이오 성장의 든든한 우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오는 2028년에는 22조원이 넘는 시장 규모로 성장하고, 전자약도 2030년에는 67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북미, 아시아 선진지역을 중심으로 멀지 않은 미래에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급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의료기기와 전자약은 비슷해 보이지만 엄밀한 차이가 있다.
전자약은 전기적 자극이나 초음파 등으로 치료 효과를 얻는 의료기기고 디지털 의료기기는 임상적 근거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고 치료하는 의료기기다.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규제혁신에 최근 속도를 높이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5일 국내 업체인 에임메드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인 '솜즈'를 국내에서 최초로 디지털 의료기기로 품목허가했다. 의사의 진료 이후 처방전을 받는 것처럼 인증키를 받아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불면증 환자가 7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약물이 아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디지털 치료기기를 제시한 것이다. 솜즈는 국내 임상시험 기관 3곳에서 6개월간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불면증 환자 46%를 정상군으로 개선시켰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먹는 약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다.

종근당은 지난달 31일 전자약 플랫폼기업 와이브레인과 공동 판촉 계약을 체결했다. 와이브레인의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뇌에 전기 자극을 줘 우울증을 치료한다. 전두엽에 미세 전기자극을 줘 우울증을 개선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4월 제품에 대한 시판을 허가했고 6월에는 비급여 처방이 시작됐다.

종근당은 전자약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계약에 따라 마인드스팀을 독점 공급 받아 국내 정신과 의원을 대상으로 판매를 진행한다. 와이브레인은 제품 설치, 고객 문의 등 소비자 대응과 사후 서비스를 담당한다. 종근당의 영업력·판로와 와이브레인의 제품력을 결합, 판매 효율을 높이고 전자약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아이디어를 접목해 다양한 디지털 의료기기와 전자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자를 위한 처방형 기기인 '레드필 숨튼'을 개발해 현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뉴냅스도 뇌 손상에 따른 시야 장애를 치료하는 '뉴냅 비전'의 임상에 돌입했다.

뉴라이브는 이명치료 전자약 플랫폼 ‘소리클’을 개발하고 있다. 소리클은 외이의 미주신경에 전기와 소리자극을 해 이명을 치료한다.

넥스트큐어는 전자기장으로 뇌신경을 자극해 활동성과 균형성을 높이는 마그네틱 치료기기(TMS)를 웨어러블 전자약으로 개발했다. 기존 TMS가 80kg에 달하는 것에 비해 1kg 미만으로 소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TC) 역량과 제조업 경쟁력이 제약바이오 산업과 결합,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향후 기존 약들과의 경쟁을 위한 건강보험 급여화와 이와 관련된 수익성 문제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발전 가능성 만큼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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