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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집 지어주는 가수 윤형주 "우리는 가정을 세워주고 있어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4:58

수정 2023.02.20 14:58

2017년부터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역임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 추구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개선 사업
"어려운 이들 돕고, 아름다운 음악할 수 있어 감사"
일본을 방문 중인 윤형주 가수 겸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사진=백수정 기자
일본을 방문 중인 윤형주 가수 겸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사진=백수정 기자

【오사카(일본)=백수정 기자】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굉장히 희망에 찬 나라예요. 한 사람의 결단과 봉사하는 행동이 얼마나 대국민적으로 결실을 거둘 수 있는지···"
데뷔 56년 차인 가수 윤형주(76)는 한국해비타트의 이사장이다. 이사장직은 2017년부터 맡았지만 윤 이사장과 해비타트의 연은 20여년이 넘는다.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1976년 미국에서 시작됐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집과 마을을 짓는 국제 비영리단체이다.

코로나 영향으로 한국해비타트의 활동이 주춤하기도 했었다. 특히 지난해 산불로 이동식 주택들이 전소되는 바람에 어려움도 많았다. 그래도 직장인 등으로 구성된 소규모 그룹이 틈틈이 한국해비타트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해비타트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개선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열악한 환경을 호소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뛰어다닌 그 분들은 조국 땅을 밟아도 집에 가지 못했어요. 그러면 아버지가 없고 그런 집안의 자녀들은 어떻게 됐겠느냐는 거죠. 애들은 제대로 공부도 못 시키고 건강에 대한 문제도 소홀히 할 수밖에 없고 항생제도 못 먹었어요. 나라를 찾은 지금도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참 어렵게 살아요. 자녀가 여럿 있어도 모두가 혜택을 못 받아요."
지난해 '2022 815런'에서는 가수 '션'이 81.5㎞를 완주해 13억여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2022 815런'은 한국해비타트와 캠페인 홍보대사인 션이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해 참가비를 기부하고 일정 거리를 달리는 기부 마라톤 행사다.

"하루에 한 연예인이 그렇게 봉사함으로써 13억원이 모이기란 쉽지가 않거든요. 션은 그 마라톤을 위해서 석달 동안 체력 관리를 했어요. 8월 15일 새벽 5시부터 독립문에서 노량진까지 왕복 5번 오후 3시까지 달렸는데, 그때 전국적으로 후원금을 내고 온 사람들이 뛰었던 거죠. 그렇게 해서 13억원이 모였어요. 이러한 선한 영향력, 그것이 해비타트의 존재 이유지요."
홍보대사 션을 비롯해 축구선수 이영표, 배우 박보검, 이시영 등은 직접 건축 현장에 와서 봉사활동도 한다고 한다.

해비타트는 전 세계적으로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한국이 운영 규모가 크다고 윤 이사장은 전했다. 일본에도 해비타트가 있지만 일본 국내에서의 활동은 없고 주로 해외에 지원금을 보내는 활동을 한다. 그러나 한국해비타트는 국내는 물론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 봉사자들을 파견해 현지에 있는 한국기업과도 연계하고 주거 환경과 문화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6·25전쟁 때 파병을 온 참전 군인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그 후손들을 현지 한국기업에 취업을 도와주는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과 생활을 영위하는 주거, 우리는 집을 세운다고 하지 않고 가정을 세운다고 해요."
그는 한국해비타트에 관한 에피소드로 어느 아버지의 고백을 소개했다.

"사글세로 살던 집의 딸이 집주인의 아이와 게임을 하다 이겼는데 거기서 '집도 없는 주제에'란 말을 듣고 울고 있었다는 거죠. 그때 그 아버지가 죽고 싶은 심정이었대요. 살 의욕도 없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해비타트를 통해 주거를 마련하게 됐어요. 입주식 날 그 아버지가 자신은 삶이 재미없어 죽음을 생각했었는데 아직 세상은 아직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해비타트를 통해 결혼한 부부의 이야기부터 미국대학 진학을 준비하기 위해 봉사활동으로 참가했던 고등학생들이 미국으로 유학가서도 해비타트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하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액션 인 러브(Action in Love). 우리는 행동해야 진정한 사랑이고, 행동하다 보면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돼요. 그리고 사랑은 옮겨줘야 해요. 사랑을 옮기지 않는 사람에겐 사랑이 와주지 않아요."
윤 이사장은 얼마 전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유리상자와 함께 '2023 쎄시봉'을 결성하고 '웨딩케익'과 '우리들의 이야기'를 불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내 나이 또래인 친구 중 내가 제일 바빠요. 이렇게 바쁘게 활동할 수 있는 건강에 감사하죠. 또 하나는 목소리. 목소리는 어디 가서 구해올 수 없어요. 창조주가 나를 만드실 때 나한테 맡겨주신 도구예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어요."
sjbae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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