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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지 않는 美… 한국적으로 해석한 단색화 55점

학고재서'의금상경’展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가 오는 25일까지 한국 단색화 기획전 '의금상경(衣錦尙絅)'을 진행한다. '의금상경'은 비단옷을 입고 홑옷을 덧입는다는 뜻으로, 남보다 뛰어난 무언가를 지니고도 이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는 태도를 가리킨다. 사진=뉴시스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가 오는 25일까지 한국 단색화 기획전 '의금상경(衣錦尙絅)'을 진행한다. '의금상경'은 비단옷을 입고 홑옷을 덧입는다는 뜻으로, 남보다 뛰어난 무언가를 지니고도 이를 내세우거나 자랑하지 않는 태도를 가리킨다. 사진=뉴시스
우리민족은 '백의민족'이라고 불리며 흰옷을 입고 흰색을 좋아했다. 산과 물을 그릴 때는 화면을 꽉 채우는 대신 '여백의 미'를 중시했다. 또 한국의 현대 미술 작가들도 세계에서 '단색화'를 통해 알려지며 '더하기'보다 '덜어냄'의 미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 학고재 갤러리는 이같은 우리 현대미술의 사유와 미의식을 '의금상경(衣錦尙絅)'으로 정의하고 15명 작가의 작품 55점을 전시하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진행하는 '의금상경'전은 동아시아의 원초적 미의식이자 현대회화에 여전히 흐르고 있는 정신이다. '의금상경'은 '비단옷 위에 삼옷을 걸쳤다'는 뜻이다. 춘추시대 위나라 임금에게 시집가는 제나라 귀족 여성 장강이 백성들에게 휘황 찬란한 비단옷을 보이지 않기 위해 그 위에 초라한 삼옷을 걸친 것에서 유래했다. 백성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기 위해 교만하지 않고 화려함을 숨기는 마음 씀씀이는 후대에도 찬양 받았다. 이번 전시는 단색화 대표주자 2인(최명영, 이동엽)과 그 이후 단색화 12인 및 중국 작가 1인, 총 15명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1940년대 출생 작가부터 1970년대 출생 작가까지 아우른다. 최명영, 이동엽, 박영하, 이인현, 천광엽, 장승택, 김길후, 왕쉬예, 김영헌, 박기원, 김현식, 박종규, 박현주, 윤상렬, 박인혁 등 15인 작가의 작품 55점이 출품됐다.


한국 단색화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최명영은 붓이나 기타 매체를 거치지 않고 손가락(지문)으로 직접 물감을 발라 선과, 점, 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백색 회화의 거장 이동엽은 우리나라 단색화가 최초로 알려지게 된 1975년 일본 도쿄갤러리 전시에서 극찬받으며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일한 중국 작가로 자연에 대한 무차별적 바라보기를 실천하는 왕쉬예의 작품은 한국미술 작가와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