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행 교수, 사이버레커 관련 연구 발표
인기 유튜버는 누적 조회수 10억회 육박
"사이버레커 시장 앞으로 더 확대될 것"
"플랫폼이 제작자 활동 분석해 공개해야"
![[서울=뉴시스]익명으로 활동하는 사이버레커 '뻑가 PPKKa'(위)와 '까무위키'(아래) (사진=뻑가, 까무위키 유튜브 캡처) 2023.02.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3/02/22/202302220601465289_l.jpg)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사이버레커'란 교통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견인차(레커차)처럼,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퍼뜨리는 영상 크리에이터를 말한다. 이런 크리에이터들은 높은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논란이 될만한 소재를 자주 다룬다.
이 때문에 영상을 본 시청자들이 집단적인 공격성을 표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사이버레커 유튜버가 얼굴을 감추고 여성·소수자를 공격하면 댓글 창에 악플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신행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지난달 31일 성균관대에서 진행된 '온라인 혐오표현과 정치' 세미나에서 "얼굴을 공개하는 (사이버레커)유튜버의 댓글보다, 그렇지 않은 유튜버의 댓글에 악플이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얼굴 및 신상을 노출하고 활동하는 '연예 뒤통령 이진호' '연예부장'보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뻑가 PPKKa' '까무위키' 채널에 악플 비중이 더 높았다.
이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댓글의 건전성 수준은 채널 운영자가 결정할 수 있다. 익명 유튜버의 경우 자신의 신원을 노출하지 않기 때문에, 악플에 대한 (누리꾼들의)윤리 규범 통제력과 책임 의식이 약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여성이나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는 악플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사이버레커는 여성 혐오의 정서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지는 남녀 갈등 문제를 자극해 조회수와 댓글량 증가를 유도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사이버레커 채널의 경우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해 적지 않은 조회수와 수익을 올린다. 현재 '뻑가 PPKKa' 약 8억7000만회, '이슈왕TV' 약 4억7000만회, '괴인협회' 약 3억7000만회, '이슈피드' 약 2억5000만회, '연예 뒤통령이진호' 약 1억9000만회, '[탈덕수용소] sojang' 약 1억6000만회, '이슈톡톡' 약 1억700만회의 누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 통계 분석 사이트 '녹스 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이들 채널의 예상 월수입은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 가량이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익명으로 활동해 피해자가 생겨도 법적 구제를 받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논란이 벌어졌을 때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사이버레커 유튜버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구독자 103만명을 보유한 뻑가는 트위치 스트리머 겸 유튜버 '잼미(본명 조장미)'의 '남성 혐오' 의혹을 제기하는 영상을 올려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잼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잠시 활동을 중단했으나, 지난해 8월 복귀를 선언했다.
구독자 8만100명을 가진 탈덕수용소는 '연예인 왕따설' '성형설' '접대설' 등을 퍼뜨려 하이브, KQ 엔터테인먼트 등 다수 연예 기획사와 EXO 시우민, BTS 뷔, 유튜버 '내화' 등 당사자에게 고소를 당했으나, 지금도 계속해서 활동 중이다.
이 교수는 사이버레커 유튜버들의 혐오 콘텐츠 양산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사이버레커 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그 이유는 (채널을 통해)장사가 되고, 그 원리를 제작자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콘텐츠 제작자들의 활동과 내용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플랫폼 차원에서 공개하는 것"을 제안했다. 시청자들에게 사이버레커 채널의 편향성을 알려 일정 수준의 자정 작용이 일어나게 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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