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포스코케미칼 세종 음극재 공장에서 만난 정규용 음극소재실장은 "천연흑연 음극재, 인조흑연 음극재에 이어 실리콘 음극재까지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경쟁력을 더욱 확보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 대비 에너지밀도가 10배 이상 높고 급속 충전 설계가 용이해 전기차의 주행 거리는 늘리고 충전 속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 시 기존 대비 4배 이상 팽창한 음극이 방전 시 이전 형태로 돌아오지 않아 위험성도 함께 지적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실리콘 구조 안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미 IRA 관련, 기술 국산화 서두르는 중"
포스코케미칼은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와 관련,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술 국산화도 서두르고 있다. 정 실장은 "포스코 그룹에서는 탄자니아, 호주 등의 광산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을 할 수 있으니까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저희는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구형 흑연 제조·상쇄하는 기술을 자체 내재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아프리카-중국을 거쳐서 한국에 들어오는 흑연을 아프리카에서 바로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중"이라며 "우선 목표는 올해 하반기 정도지만 전량을 다 하기는 어려워 우선 일부만 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잡은 것처럼 향후 중국 이차전지 업체가 미국 등에 진출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IRA 법안이 영구불변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현재는 중국업체가 미국 등 진출할 수 있다는 상황을 전제로 놓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가 뽑은 포스코케미칼 강점은 '고품질'이었다. 정 실장은 "현재 세종 음극재 공장의 불량률은 거의 없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정 실장은 "t당 흑연가격이 매우 올랐기 때문에 불량품이 있으면 그만큼 손해가 커진다"며 "지난해 불량품은 없었고 올해도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음극재 세계 점유율 7%, 2030년 20% 목표"
포스코케미칼이 오는 2030년 목표로 잡은 음극재 세계 점유율은 20%다. 이 기간까지 음극재 생산량은 연간 32만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의 글로벌 음극재 점유율은 7% 정도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정 실장은 "현재 음극재 공장 증설과 관련해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이 강한 인조흑연 부문 사업을 포스코케미칼도 뛰어들었으니 (점유율 확대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유일 양·음극재 생산 업체로서 힘든 점도 내비쳤다. 정 실장은 "우리가 (음극재를) 만들기 전에는 천연흑연 음극재 가격이 (kg당) 10달러 정도였다가 우리가 만드니까 7달러, 양산해서 본격적으로 공급하니까 4달러로 내려갔다"며 "만약 포스코케미칼이 없었으면 천연흑연 음극재는 아직도 7~8달러 가까이 갔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배터리 사에서 공헌도를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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