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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사물 구부러져 보이거나 암점 생긴다면, 황반변성 의심해야"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3 09:20

수정 2023.02.23 09:20

황반변성 진행되면 회복 어려워..심해지기 전에 조기 발견 및 치료가 필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


[파이낸셜뉴스] 사람 눈에 있는 망막의 시세포들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 황반이라는 부위는 망막 중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고 시세포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어, 선명하고 정확한 시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부위이다.

황반변성은 황반이라는 부위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원래의 모양에서 구조가 바뀌고 기능의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그중 최근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나이관련 황반변성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3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 따르면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망막 질환으로 전세계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3번째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서양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관련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처음에 눈 속에 드루젠이라는 물질이 침착되면서 시작된다. 노폐물 등이 눈 속에 있는 망막 밑에 쌓이기 시작하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시력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적절한 영양분과 산소 등을 공급받기가 어려워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더 진행하게 되면 시력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말라죽어버려 ‘지도모양위축’이라는 상태로 진행하게 된다. 이 경우 시력이 서서히 저하되다가 최종적으로는 시력을 잃게 된다.

건성 황반변성에서 일부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바뀐다. 습성 황반변성은 말라비틀어지는 건성과 달리, 비정상적인 혈관이 망막 세포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출혈이나 진물을 망막 안쪽이나 밑에 고이게 하는 상태를 얘기한다. 혈관에서 나오는 출혈이나 진물들은 정상적인 망막의 기능을 방해해 시력을 저하시키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급격히 실명에 이르게 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미국에서 대규모 연구를 통해 건성 황반변성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비타민과 항산화제 조합을 확인했다. 건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경우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포함한 ‘아레즈 포뮬라(AREDS formula)’의 복용이 권장되고 있다. 초기부터 관리를 잘 하면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말기로 진행하는 확률을 낮출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병을 키운 경우에는 진행이 빠를 수 있어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는 눈 속에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레이저 치료를 주로 시행해 눈 속 망막 조직의 손상을 동반하게 돼 결국 시력 저하를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눈 속에 약을 주사하는 치료를 통해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적으로 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윤철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교수는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종류에 따라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글씨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암점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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