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삼성重, 싱가포르 초대형 가스운반선 수주전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6 18:55

수정 2023.02.26 18:55

동태평양해운, 건조 협상 진행중
LPG·암모니아 이중연료선 요구
최대 6척 척당 선가 1억달러 규모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싱가포르의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을 두고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26일 노르웨이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싱가포르 동태평양해운이 최근 한국과 중국 조선소들을 대상으로 VLCG 건조 협상을 진행중이다.

현재 협상 중인 조선사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중국의 장난조선, 신세계조선 등으로 전해졌다. 최대 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논의 중이며 만약 발주가 성사된다면 선박의 가격은 척당 1억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태평양 해운은 액화프로판가스(LPG)와 암모니아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는 이중연료선박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LPG선 발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수급 불안 문제가 심화되면서 LPG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의 LPG 수출도 증가하면서 LPG선 발주도 늘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오더북 가운데 LPG선은 현재 83척으로 이 중 42척이 올해 인도될 예정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LPG선을 암모니아 겸용 선박으로 주문하는 트렌드가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선주들이 탄소 배출이 없는 암모니아 추진선으로의 전환이 용이한 선박을 선호하게 됐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향후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얻기 위해 상대적으로 운송이 쉬운 암모니아 상태로 해상 운송한 후 지상에서 수소를 뽑아내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LPG선은 LNG운반을 위해 저온을 유지해야 하는데 암모니아도 저온의 온도에서 운반하기 때문에 전환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LPG선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PG를 운반하는 VLGC는 액화천연가스(LNG)선보다는 기술 장벽이 높지 않지만 유조선에 비해서는 난이도가 높아 한국의 조선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단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현재 3년치 도크를 채운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선별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LPG선의 수주가 대폭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PG선은 LNG선보다 선가가 낮게 책정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수출량 증가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라 LPG선 발주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대형 조선소들은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이 뛰어나 향후에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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