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홍수현은 지난 26일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빨간풍선'(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빨간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아슬아슬하고 뜨끈한 이야기를 드린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우리 갑순이' '왜그래 풍상씨' '오케이 광자매'를 히트시킨 문영남 작가가 집필했다.
홍수현은 극 중 화려한 외모에 뒤끝 없는 쾌활한 성격을 지닌 보석디자이너 한바다 역을 맡았다. 한바다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으나, 결혼식 직전에 친정이 망한 후 결혼을 포기하려 했지만 남편 고차원(이상우 분)의 설득으로 결혼,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인물. 화려한 직업,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여유, 사랑꾼 남편에 귀여운 딸까지 부족한 것 없는 모습에 절친한 친구 조은강(서지혜 분)의 질투를 사기도 한다.
홍수현이 '빨간풍선'에서 주목받은 장면은 단연 한바다와 고차원, 조은강의 삼자대면신이다.
-드라마 인기를 실감했나.
▶반응은 거의 안 보는데 주변인들이 댓글을 캡처해서 보라며 응원의 글을 보내주더라. 감동을 많이 받았다. 15분 분량의 대사신을 찍었을 때 외우면서도 혼자 외롭고 저 혼자 두 사람 상대하기가 쓸쓸했었는데 그렇게 응원해주니까 힘이 나서 은강, 차원을 제대로 응징해준 것 같다. 정말 응원의 힘이 컸다.
-이번 드라마를 마치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나.
▶처음엔 시청자들이 바다를 응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혼자 연습을 하면서 외로움과의 싸움이 있었고, 두 사람과의 싸움은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그걸 해내고 나니 다들 잘했다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했지만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대본을 보면서도 얼마큼 마음이 힘들지, 얼마나 분량이 많을지, 얼마나 마음이 부담스러울지 걱정이 컸다. 마음 속으로 염려했던 신에서 응원해주셔서 잘 나온 것 같다. 심적 압박감에 잠도 못 잘 정도여서 촬영이 끝나고 나서야 두 다리를 뻗고 잤다. 제게는 뜻깊고 좋은 시간이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연기 대상감'이라는 반응이다.(웃음)
-대사 분량도 6장이었고 외워야 할 것도 많았는데 연습 과정은 어땠나.
▶대본을 보고 외우면 되니까 어렵지 않았다. 다만 감정이 중요했다. 남편, 절친 두 사람에 대한 분노에 슬픔, 괴로움 등 터질 것 같은 이런 감정을 계속 갖고 있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컨디션에 따라 표현이 안 될 수 있어서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을 했다.
-NG 없이 장면을 해냈다는 게 놀랍다. 암기력이 좋은 편인가.
▶암기력이 좋은 편이다. 대본을 집에서도 보고 차에서도 봤다. 집에서는 대본을 잘 안보고 쉬는 편인데 그때는 집에서도 안방에 틀어박혀서 계속 봤었다.
-이 작품을 선택했던 이유는.
▶워낙 유명하신 작가님 작품이고, 시기적으로도 맞아떨어졌다. 마침 대본을 봤는데 재밌더라. 초반뿐만 아니라 5~6부까지 봐도 재밌었다. 15부 전까지는 불륜을 저만 모른다. 그때는 바다가 스스로도 답답했는데, 그 답답한 심정들이 쌓여서 14부 이후에 쏟아내는 게 가능했다.
-단발에 처음 도전했다고 했다. 외적인 변신도 본인의 아이디어였나.
▶주로 긴머리로 활동을 했었다. 단발 헤어스타일이 단순히 필요하겠다고 생각했고, 서지혜 배우가 긴머리로 간다고 해서 차별화되는 게 낫겠다 해서 머리를 잘랐다. 예쁘다 안 예쁘다를 떠나서 다른 사람 같다는 느낌을 줬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못 알아봐서 좋았다. 다른 느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더라.
-은강이와의 관계는 어떻게 보이길 바랐나.
▶바다의 입장에선 은강이를 친구로 정말 좋아해야 했다. 자칫하면 은강이가 바다의 꼬붕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찐친으로 생각하고 연기하는 게 초반의 중요한 포인트였다. 바다가 은강이를 꼬붕으로 생각했다, 아니다로 의견이 나뉘는데 본인도 편안하니까 엄마 일이든, 딸 미풍이의 일이든 시켰던 건 사실이다.
-결말은 어땠나.
▶결말이 20부 중반까지 사이다를 고수한다. 은강이가 무릎을 꿇고 빌지만 차갑게 돌아서는데, 생각해보니 그간의 우정도 있고 복수해도 남는 게 없다 해서 용서해준다. 저는 만족한다. 응징도 했고 용서도 했으니까 저는 좋은데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엔 어떻지 모르겠다. 바다는 사업적으로 성공 결국 잘 먹고 잘 산다는 엔딩이긴 한데 바다가 젊고 능력도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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