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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영, 브렉시트 걸림돌 북아일랜드 조항 개정 '합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8 03:15

수정 2023.02.28 09:05

[파이낸셜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윈저성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브렉시트 북아일랜드 조항 개정에 합의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이른바 '윈저 프레임웍'에 따라 브렉시트 이후 걸림돌이 됐던 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됐다고 선언했다. 로이터뉴스1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윈저성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브렉시트 북아일랜드 조항 개정에 합의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이른바 '윈저 프레임웍'에 따라 브렉시트 이후 걸림돌이 됐던 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됐다고 선언했다. 로이터뉴스1

유럽연합(EU)과 영국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 걸림돌이었던 북아일랜드 문제에 마침내 합의했다.

영국 땅이지만 원래 아일랜드와 한 나라였던 북아일랜드가 브렉시트 과정에서 모호한 위치가 되면서 영국은 그동안 북아일랜드와 영국 간에 사실상 교역 장벽을 쳐왔다.


아일랜드가 제시한 브렉시트 조건에 따른 것이었지만 북아일랜드 주민들로부터는 거센 반발을 샀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 협정 맹점을 메꾸는 이날 합의를 공개하면서 EU와 영국간 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선언했다.

이날 합의는 영국 잉글랜드 지방 윈저성에서 합의가 이뤄져 이른바 '윈저 프레임웍'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윈저 프레임웍

수낵 총리는 윈저 프레임웍에 따라 북아일랜드에서는 EU 법률과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역할이 줄고, 무역 관료주의 역시 타파될 것이라면서 북아일랜드 지역 의회가 EU 규정에 대해 발언권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수낵은 브렉시트 규정에 새로운 '비상 브레이크' 기능이 들어간다면서 북아일랜드 의회가 새로운 EU 재화규정에 반대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새 규정에 제동이 걸리려면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소 2개 국이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EU 회원국은 28개국이지만 노르웨이가 재화교역에 참여하고 있고, 영국도 북아일랜드가 남아 반쯤 걸친 상태다.

윈저 프레임웍에 따라 영국은 EU에서 빠져나왔지만 북아일랜드는 EU내에서 사실상 노르웨이 같은 위치가 됐다.

북아일랜드 조항은 영국이 아일랜드 섬에 교역·인적교류를 가로막는 국경을 다시 만들지 않기로 하고 브렉시트 합의를 하면서 협약 논의 당시부터 두고두고 논란의 불씨가 됐다.

영국이 EU에 속해 있을 때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이 사라졌지만 브렉시트 합의로 국경 부활은 불가피했다.

애초에 EU 시민들이 자국에 와서 눌러 앉으며 복지혜택을 누린다는 불만이 브렉시트 동력이었던 터라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에 국경이 부활하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원래 북아일랜드와 한 나라였던 아일랜드가 이를 거부했고, 보리스 존슨 총리는 2019년 합의에서 아일랜드의 비준을 받기 위해 국경을 만들지 않기로 합의하는 북아일랜드 조항으로 브렉시트 합의를 이끌어냈다. EU 회원국 가운데 단 한 나라라도 거부하면 브렉시트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바로 북아일랜드의 영국 통합파 주민들의 반발을 불렀다.

영국과 북아일랜드 간에 사실상 국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결정적 돌파구

수낵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공동기자회견에서 "양측이 결정적인 난관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 협정의 북아일랜드 조항에 근본적인 개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영국과 '윈저 프레임웍' 협상 "시작부터 매우 건설적인 태도였다"면서 양측이 "지금도, 그리고 미래에도 긴밀한 파트너로 서로 의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은 아울러 브렉시트 북아일랜드 조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북아일랜드 민주유니온당(DUP) 역시 조만간 보이콧을 끝낼 것으로 기대했다.

DUP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DUP 대표인 제프리 도널드슨은 당이 최종 합의문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영국과 북아일랜드 간 사실상의 국경은 여전히 남는 것이어서 DUP가 이에 동의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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