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1세 연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40)가 러시아 곳곳에 펜트하우스 등 호화 부동산을 대거 소유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각) 더타임스 등 외신이 러시아 반정부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인 카바예바는 러시아에서 가장 큰 아파트인 소치의 펜트하우스를 비롯해 호화 부동산을 비밀리에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이 '대관식을 올리지 않은 러시아 왕비'라는 별명을 가진 연인에게 호화로운 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불법 자금을 지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흑해가 내려다보이는 이 펜트하우스는 방이 20개나 되고, 영화관·당구장·미술관·바·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부동산 기록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이 집의 가치는 900만 파운드(약 143억5000만원) 이상으로 매겨진 바 있다.
카바예바의 친인척 명의로 등록된 부동산도 다수 파악됐다. 그의 할머니는 모스크바 인근 부촌에 위치한 3층 저택을 포함해 총 1000만 파운드(약 159억5000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갖고 있다.
한 소식통은 푸틴이 얼마 전 자신이 보유한 발다이호 인근 사저 옆에 카바예바와 자녀들을 위한 집인 대형 목조 저택을 건설할 것을 명령했다고 전했다. 이 저택은 '푸틴의 은행가'로 불리는 억만장자 유리 코발추크의 회사 명의로 등록됐다.
발다이호 사저는 평소 푸틴이 매우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공간이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무인기 공격 등으로부터 보호한다며 대공 방어 시스템을 설치한 곳이다. 프로젝트가 공개한 이 빌라 내부 사진에는 루비와 금박으로 장식된 샹들리에가 있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이 사저의 존재는 2021년 푸틴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밝혀냈으며, 임대·보수 과정에서 국가 기금이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메달 14개를 따낸 스포츠 스타다. 2007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집권 여당에 입당해 8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다. 2014년 의원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미디어 그룹 임원으로 영입돼 약 1200만 달러(약 159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그가 푸틴의 연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양측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알려진바에 따르면 둘 사이에 최소 3명의 자녀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푸틴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자녀는 2013년 이혼한 전처와 얻은 두 딸 뿐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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