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미국 외교관들과 정보요원들을 괴롭혔던 정체불명의 질병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소행일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미 정보당국이 결론 지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는 이날 "대부분의 정보기관이 아바나 증후군이 적국의 소행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결론 내렸다"고 발표했다.
또 "보고된 증상들은 기존에 개인이 가지고 있던 질병이나 환경적 요인 같은 이유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바나 증후군이란 2016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처음 보고된 신경계 질환으로 두통·현기증·인지장애·이명·시청각 이상 등 증상을 동반한다. 아바나뿐 아니라 그동안 중국과 남미, 유럽 국가들에서 근무하는 외교관 200명도 의심 사례를 보고했다.
이때문에 미국 정부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필수 인력만 남긴 채 쿠바 주재 외교관과 가족을 모두 철수시키고, 비자 발급 업무도 중단했다.
이에 미국 정보당국은 원인규명을 위해 대규모 조사위원회를 꾸려 전방위적인 조사에 나섰다. 특히 러시아나 중국 등 적대국의 극초단파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이러한 공격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고 원인은 다시 미궁으로 빠졌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외계인의 소행일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증거가 없어 배제했다"며 "적국이 이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정보당국은 새로운 가설이나 증거가 발견될 경우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둘 방침이다. 또 이와 별개로 국방부 조사도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런 정보당국 발표에도 아바나 증후군 당사자들의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사자 측 변호인 마크 자이드 변호사는 "이번 발표는 투명성이 부족하며 우리는 조사 결과의 정확성에 대해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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