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한 대 하드웨어 비용보다 특허권 로열티 비용이 비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업체 샤오미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냈다. 중국 매체는 소송의 핵심은 특허권 로열티 비용이라고 풀이했다.
2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지식재산국은 지난 1월 17일 화웨이가 샤오미를 상대로 제소한 4건의 특허권 침해 안건을 접수했다고 공보를 통해 이날 밝혔다.
화웨이가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제소한 특허는 4G와 LTE, 모바일 단말기 촬영, 잠금 해제 등과 관련한 기술이다.
반면 샤오미는 “양측이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고 제3자 조정을 통해 원만하게 합의를 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샤오미는 휴대전화에서 시작해 5G,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등 12개 정보기술(IT) 분야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또 스마트 제조를 기반으로 로봇, 무인 공장, 스마트 전기차 등 98개 사업에 진출했다.
제일재경은 양사의 마찰 뒤에는 특허권 장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G 표준이 성숙하면서 통신 기술을 둘러싼 특허 분쟁도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휴대폰 제조업체는 제일재경에 “휴대폰 한 대에 10만건 정도의 특허가 있다”면서 “특허권자가 요구하는 로열티를 완전히 지불하면 이 비용이 휴대폰 하드웨어 비용보다 많이 든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경우 전 세계 5G 관련 특허의 15.4%를 보유, 1위에 올라있다. 2019년부터 3년간 12억달러(약 1조5800억원)가량의 특허 라이선스 수입을 거뒀다.
앞서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내부 회의에서 “화웨이가 보유한 방대한 특허권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며 특허권 면허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위청둥 화웨이 클라우드·인텔리전트 차량 솔루션·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9월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세계 디자인 도시 대회 개막식에서 “중국의 일부 기업이 많은 업종에서 우리의 디자인을 베끼고 있다”며 “로열티를 안 내고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특허라고 말하고, 노골적으로 도용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